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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7조 추가 투자’에 현대차 노조 “허탈감 느낀다”…임단협 갈등 깊어지나 [비즈360]

美 투자발표에 노조 “허탈·불안” 의사
사측 “원론적인 이야기는 교섭에 악영향”
노측, 성과급·정년연장·주4.5일제 등 강력 요구
사측 “국제 경쟁 대응 불가피”…입장차 뚜렷

문용문(가운데) 현대차 노조지부장이 18일 노조사무실에서 올해 단체교섭 결렬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에 약 7조원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문용문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노조위원장)이 “외국 투자에 대한 허탈함과 불안감을 느낀다”는 메시지를 밝혔다.

2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전날 18차 교섭을 통해 대화의 물꼬를 텄다. 지난 26일 이동석 현대차 사장이 노조를 직접 찾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호소문을 발표한 이후 성사된 자리다.

현장에서 문 위원장은 “(미국 투자 소식에) 조합원들은 허탈해하고 불안해 한다”라면서 “성과에 걸맞는 공정한 분배와 조합원에 대한 투자가 가장 가치있는 투자”라고 비판했다. 노측의 요구사항을 사측이 수용하지 않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사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조합원들의 힘으로 돌파해 나가겠다”고 강력한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자 이 사장은 “원론적인 공방은 교섭 타결에 있어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상황을 노사가 함께 대처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노측은 “사측이 일괄제시안을 내놔야 한다”고 맞받아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측은 지난 13일 오후 2시 열리려던 17차 단체교섭의 시간을 4시간 전인 오전 10시로 앞당기면서, 사측에게 요구조건 일괄제시안을 내놓으라는 압박을 가했다. 이미 노측은 사측에 제시안을 냈지만, 사측이 제시안을 내놓지 않아 양측간 협상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여기에 사측은 “추가적인 협상이 필요하다”고 난색을 표하한 바 있다. 노측의 요구안이 지난해 현대차의 실적을 기준으로 ▷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전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및 상여금 900% 지급 ▷정년연장 ▷주 4.5일제 도입 ▷퇴직금 누진제 도입, 통상임금 위로금 지급(조합원당 약 2000만원) 등으로 강력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견조한 미국성적을 바탕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한 현대차는 올해 들어 시작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완성차 업계 일각에서는 노조의 이번 문제 제기에 대해 “글로벌 경쟁 격화와 전동화 전환 등 현대차 생존을 둘러싼 고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노조가 투자 결정을 ‘박탈감’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현대차가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관세와 현지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이를 노조의 박탈감 문제로 해석하는 건 국제 경쟁 구도를 간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측은 지난 25일 실시한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4만2180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하고 투표자 3만9966명 중 90.92%의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바 있다. 사측은 꾸준한 대화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18차 교섭에서는 통상임금의 확대적용과 제수당 신설, 해고자 복직, 신규인원 충원, 소득세법 지원 등의 내용이 다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