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명령 통해 선박 규제 우회 입장
내달 한미 과장급 워킹그룹 통해 세부협의
내달 한미 과장급 워킹그룹 통해 세부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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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한화 제공] |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미국 정부가 한미 조선 협력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번스-톨레프슨법’ 등 선박 규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우회할 수 있다는 의견을 한국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 군함을 한국에서 제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예측된다.
2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 해군부 관계자는 이달 초 한국 정부 당국자와 만난 자리에서 자국 선박 건조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 방위사업청과 미 행군부는 내달 조선업 협력을 위한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하는 워킹그룹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달 초 우리 정부 관계자가 미 해군성 관계자와 함정 건조와 유지·보수·정비(MRO)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구체적 협력방안을 논의했다”며 “다음달 중순께 과장급 워킹그룹 회의를 통해 세부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번스-톨레프슨법은 미국 군함이나 군함 선체, 주요 구성품을 해외에서 건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 내 항구 간 화물 운송에는 미국산 선박만 사용하도록 규정하는 ‘존스법’과 함께 한미 조선 협력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규제로 꼽힌다.
미 의회는 최근 선박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고 있다.
에드 케이스(민주당)·제임스 모일런(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달 초 한국, 일본 등 동맹국 조선소에도 상선 건조 등을 맡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다만 미국 내 반대 분위기도 만만치 않아 이른 시일 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미 행정부는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한시적 행정명령을 마련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은 빠르게 해군력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현재 296척인 보유 함정을 2054년까지 381척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매년 퇴역하는 함정 등을 고려하면 향후 30년간 364척을 신규로 건조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낙후된 미국 조선소로 인해 한국, 일본 등과의 협력 없이는 달성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군함 확보가 시급한 미 행정부가 이르면 올해 안에 번스-톨레프슨법 개정 효과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행정명령에는 한국에서 함수, 함미 등 군함의 각 블록을 생산한 뒤 이를 미국으로 보내 미국 조선소에서 최종 조립하는 방식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강환석 방사청 차장은 이달 초 워싱턴DC 미 해군성을 방문해 한국 조선사가 ‘블록 모듈’(선박의 일부)을 한국에서 생산해 납품하면 미 측이 현지 조선소에서 최종 조립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김만기 카이스트(KAIST) 방산수출과정 책임교수는 “미국의 행정명령으로 한국에서 건조를 하게 되더라도 군수지원함, 수송함 등 전투함에 비해 보안 관련 기준이 덜 엄격한 비전투함이 생산 대상이 될 것”이라며 “미 국방부 시설보안등급(FCL)을 취득한 국내 기업이 현재 없기 때문에 FCL이 필수 요건인 전투함 건조와 MRO를 위해 FCL 취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