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中서 H20 매출 50억달러 전망”
블랙웰 수출계획도 언급…삼성·SK 수혜
“내년 양산 ‘루빈’ 계획대로” HBM4 경쟁↑
블랙웰 수출계획도 언급…삼성·SK 수혜
“내년 양산 ‘루빈’ 계획대로” HBM4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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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3분기 저사양 인공지능(AI) 가속기 ‘H20’의 중국 수출 재개로 20억~50억달러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신 AI 가속기인 ‘블랙웰’의 중국 진출 가능성도 언급했다.
향후 수출이 실현될 경우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엔비디아는 미·중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여전히 리스크로 꼽으며 하반기 실적 전망에서도 중국 판매 실적을 제외했다.
황 CEO는 27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2026 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 발표를 겸해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지정학적 문제가 해소된다면 3분기 20억~50억달러 규모의 H20을 출하할 수 있다”며 “추가 수요가 발생하고 더 많은 라이선스가 발급된다면 추가 생산·출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의 중국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성능을 낮춘 저사양 AI 반도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이 저사양 칩으로도 ‘딥시크’ 같은 AI 추론 모델을 만들어내자 올 4월 H20 수출을 통제했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는 2분기 중국 외 고객에만 약 6억5000만달러 규모의 H20을 판매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3개월 만인 7월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H20에 대해 중국 수출을 승인하면서 다시 문이 열렸다. 미국은 중국 고객사를 대상으로 H20 판매 라이선스 심사를 시작했고, 일부 중국 고객이 라이선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일부 중국 고객이 라이선스를 받았지만 우리는 아직 H20을 출하하지 않았다”며 “미국 정부가 H20 판매 수익의 15%를 취할 것이라고 했는데 현재까지 그에 대한 규정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에 H20 매출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자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황 CEO는 “H20 공급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이번 3분기 20억~50억달러 수준의 출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라며 “블랙웰의 중국 시장 진출도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H20이 ‘호퍼’ 기반의 제품이라면, 블랙웰은 호퍼의 뒤를 이어 나온 최신 AI 가속기 플랫폼이다.
황 CEO가 H20에 이어 블랙웰에 이르기까지 AI 가속기의 대중 수출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는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수혜도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의 대중 수출규제 전까지 H20에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 8단 제품을 공급해왔다. 5세대 제품인 HBM3E가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나마 중국으로 수출되는 H20용 HBM3로 일부 매출을 거뒀다.
업계는 H20의 대중 수출규제 해제로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HBM 출하량 반등을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5세대 제품인 HBM3E 12단 양산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HBM3 생산능력에 여유가 있는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황 CEO는 블랙웰의 뒤를 잇는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은 내년 하반기 대량 생산을 목표로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3월 엔비디아가 주관하는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6’에서 세부 스펙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루빈에는 6세대인 HBM4 12단 제품 8개가 탑재된다. 내년 하반기 이후 엔비디아의 주력 AI 가속기가 블랙웰에서 루빈으로 옮겨가면 HBM 시장의 주류도 HBM3E에서 HBM4로 세대교체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HBM 공급망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HBM4에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가장 먼저 엔비디아에 HBM4 12단 샘플을 전달한 데 이어 미국 마이크론과 삼성전자도 HBM4 샘플 출하를 공식화한 상태다.
이날 황 CEO가 내년 하반기 루빈의 양산 일정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하면서 루빈을 겨냥한 메모리 업계 3파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황 CEO가 이달에만 두 차례 만남을 가지면서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