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관세합의 명문화 협의 중”
자동차 관세 15%·최혜국 대우 시급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화 등 실무협상
“한미 후속협상은 뉴노멀로 대응해야”
자동차 관세 15%·최혜국 대우 시급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화 등 실무협상
“한미 후속협상은 뉴노멀로 대응해야”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쌓은 이재명 대통령이 본격적인 후속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달 말 합의된 자동차 관세 15% 적용과 반도체·의약품 최혜국 대우 등에 대한 명문화 작업과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화·국방비 증액·대미 투자 구체화 등 세부 현안을 두고 치열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28일 미국이 자동차 관세와 반도체·의약품 최혜국 대우 명문화 작업에 소극적으로 나선다는 보도와 관련해 “그와 같은 합의 사항은 구체화하는 논의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듭 “관세 합의 내용을 명문화하는 것은 미국 측과 세부 내용을 협의 중이나, 형식이나 시기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 측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춘다는 관세 합의 내용을 이번에 문서로 명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미국 측이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공동성명문이나 팩트시트 등 서면으로 구체화한 합의가 나오지 않았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022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등 최근 한미 간 첫 정상회담에선 통상 공동성명이 나왔었다.
이는 “끊임없는 협상이 뉴노멀”이라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말처럼 여전히 한미 간 논의할 사안이 쌓여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양측은 정상회담을 전후로 결과물이 담길 문구를 조율해 왔지만, 관세 협상 세부 내용을 두고 견해차가 나타나 사실상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현재 통상 협상과 안보 협상을 각각 별도로 진행하고 있지만, 두 협상이 상호 연계된 ‘총체적 협상’의 성격을 띠고 있다. 안보 협상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통상 분야에서는 일부 이견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은 우리 측이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한 대출·보증 등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길 요구했으나, 우리 정부는 투자 금액이 막대한 만큼 신중한 태도로 협상에 임하며 사실상 ‘시간 끌기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미 간 협상이 추가로 이어지면서 정상 간에도 관련 언급은 없었다.
최근 미국은 국가 및 경제·안보 자금으로 ‘다른 나라의 자금이 들어와 조성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공론화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26일(현지시각)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일본 자금, 한국 자금, 그리고 다른 나라들의 자금으로 국가 및 경제 안보 기금이 조성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미국의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우리에게 자금을 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견지해 온 ‘소액 직접 투자·대부분 보증’과는 결이 다르다. 사실상 미국이 더 많은 돈을 원하는 상황으로, 우리 측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수익률 배분에 대한 논의도 정해지지 않아 첨예한 의견 차이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교적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었던 안보 협상 또한 과제는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주한미군부지 소유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면서 뜻밖의 파장도 일어났다.
먼저 원자력협정 개정과 관련해 우리 측의 요구가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어 미국 측에서 한국의 국방비와 미국산 무기 구매액 증액을 명시할 것을 원했지만, 우리 측이 응하지 않아 추후 협의로 넘겨졌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주한미군과 관련한 논의도 일부 이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당시 관련 질문에 “우리는 친구”라며 직접적인 대답을 피했다. 이에 구체적인 내용은 한미안보협의회(SCM) 계기 또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실무 단위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 또한 이 대통령이 “(미국 측의)요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한 만큼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한미군부지 소유와 관련한 사항은 한미 간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사항으로, 현재 우리 측이 공여해 주한미군이 사용하고 난 뒤 반납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언급한 것이 그 특유의 영토적 야심을 드러낸 것인지, 아니면 주한미군 조정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인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미 동맹과 협상의 상징이자 우리 측의 핵심 협상 지렛대로 활용되어 온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진전을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한미 간 조선업 기술 협력이 확대될수록, 우리 정부가 협상에서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지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이번 회담을 통해 한미 간 형성된 ‘핫라인’이 빠른 소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 실장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수지 와일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간에 직통 대화 채널을 마련했는데, 정무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응할 뿐 아니라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협상 채널로 활용해 한미 논의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