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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비서실장 “김정은 방중 사전에 인지…한미 정상회담 이 흐름 연장선”

“트럼프, 앉은 자리에서 싸인만 50번”
“애정·공들여…미국의 따뜻한 아저씨 인상”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과 관련해 “정부는 이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성과 관련 브리핑에서 “우리는 중국관계가 한반도 비핵화 평화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되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강 실장은 “관계기관을 통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알고 있었다. 오늘 발표 난다는 것을 아침에 보고 받았다”면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도 이런 영향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잘 된 것들이 (중국과 북한이) 이렇게 움직이는 흐름의 연장선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단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김 위원장을 만나라”고 권하는 등 북한 얘기를 자주 건넸는데,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가 모두 전승절 열병식에 참여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란 취지다.

강 실장은 또한 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올해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초대할 가능성과 관련해 아직 이르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는 “적어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서, 공감과 방식, 시기를 특정할 수 있는 단계가 전혀 아니다. 부정하지 않았다는 것만 해도 향후 남북이 채널을 열고 대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 실장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마주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인상을 “미국의 따뜻한 아저씨”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찬 메뉴판, 이름표, 마가 모자 등에 직접 사인해 이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 참모들에게 건넸던 일화를 소개했다. 강 실장은 이를 두고 “제가 의원 때 의원 외교를 해 보고, 얼마 전에 베트남 정상도 만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앉아서 40번, 50번 서명을 하는 것은 나름의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그래서 제가 (한미 간) 신뢰 관계가 이번에 있었던 많은 성과 중에 하나라고 말씀드리는 대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거듭 “물론 본인이 의례적으로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희가 느끼기엔 충분히 애정을 들이고,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혹시나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하지 않은 행동을 해서 한미 관계가 경색되면 어떻게 할지 하는 걱정은 이 서명과 함께 많은 부분이 해소됐다고 느낄 수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강 실장은 또한 미국 정계에서도 베일에 가려진 인물로 평가받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만났던 배경을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강 실장은 “저희가 첫 번째 통상 협상하고, 제가 실제로 느낀 것은 미국 내의 정책 결정권자와 다양한 네트워크가 굉장히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며 “대통령께 말씀드렸고,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같이 판단하신 문제”라고 했다.

강 실장은 이어 “(와일스 실장과) 예상했던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 면담을 했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직전 게재한 SNS와 관련해 강 실장은 “SNS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뒤로 만남의 의미,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 관해 얘기했다. 와일스 실장은 협상과 관련된 몇 가지 질문을 했고, 저의 질문이 서로 간에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 실장은 “우리가 (협상에서) 무엇이 답답하고 어려운지, 또 미국 측이 무엇을 원하는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마지막에 나오면서 다시 한번 (SNS와 관련한) 오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께 보고해 달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직접 관련 SNS에 관해 “가짜 뉴스”라며 오해였음을 언급했다.

강 실장은 또한 한미 간 협상 내용 명문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을 두고 “전술적으로도 시간을 가지는게 나쁘지 않다는 외부적 판단도 있다”고 말했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한 한미 간 신뢰 회복과 관련해 강 실장은 “마지막엔 (한미 회담이) 굉장히 밀도를 높였다고 보기 때문에, 향후 뉴노멀 협상에서는 좋게 작용할 가능성 높아 보인다고 생각했다”며 “저희로서도 이번 회담에 임하며 여러 가지 불안감에서 많은 부분을 내려놓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협상에 임할 때 조금의 불확실성은 제거됐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