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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해임통보 받은 연준이사, 불복 소송…“불법적 결정”

리사 쿡, 모기지 사기의혹 부인하며 “연방법 위반” 주장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은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법원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28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쿡 이사는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결정이 연방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연준 이사 해임은 ‘정당한 사유(cause)’가 있을 때만 가능하나, 자신에게는 그런 사유가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쿡 이사의 변호인단은 소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유’ 개념에는 한계가 없다”며 “정책에 의견이 다른 이사라면 누구든 조작된 혐의를 내세워 해임할 수 있다는 사고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을 사전에 통지하지 않았고, 소명 기회도 주지 않은 채 결정을 강행해 적법 절차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헌법 2조와 1913년 연준법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쿡 이사를 해임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공개했다.

서한에서 그는 “미국민은 연준 이사의 정직성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당신의 기만적이고 범죄 가능성이 있는 행위로 인해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쿡 이사는 2022년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다. 그는 2021년 미시간주 부동산에 대해 20만3천 달러(약 2억8천만 원), 조지아주 부동산에 대해 54만 달러(약 7억5천만 원)의 대출을 받으며 두 부동산 모두 주거용이라고 신고했다. 그러나 조지아 부동산은 2022년 임대용으로 전환됐다.

일반적으로 주거용 주택담보대출은 임대·투자용보다 낮은 금리에 높은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쿡 이사가 ‘모기지 사기’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해당 혐의는 아직 기소나 재판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쿡 이사를 해임한 것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 불만을 지속적으로 표출해온 맥락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준을 자신의 정책 기조에 충실히 협력하는 조직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해임은 연준 112년 역사에서 대통령이 이사를 직접 해임한 첫 사례로, 법정 공방은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 문제와 직결돼 큰 관심을 끌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보수 성향 판사가 6대3으로 다수인 연방대법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는 법률 위반이나 직무 태만이 포함되지만, 정책적 견해 차이는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이다. 따라서 아직 사실이 확정되지 않은 ‘모기지 사기’ 혐의만으로는 해임이 정당화되기 어렵고, 쿡 이사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