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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에 ‘정신차리시라’…‘법무장관 저격’에 전 중앙지검 차장 ‘역공’ 검찰개혁 연일 설전 [세상&]

“장관이 검찰에 장악됐다”vs“보완수사 안해보셨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개혁의 쟁점은 무언인가 : 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주제로 열린 검찰개혁 긴급 공청회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검찰개혁을 놓고 여당과 정부간 이견이 노출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도 개혁 방향성을 두고 파열음이 일고 있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장관이 검찰에 장악됐다”며 과격한 목소리를 낸 데 이어, 현직검사가 임 지검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지검장은 지난주 국회 의원회관에서 촛불행동 등 주최로 열린 ‘검찰개혁의 쟁점은 무엇인가’ 긴급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정 장관의 검찰개혁안은) 검사장 자리 늘리기 수준인 것 같아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정 장관조차도 검찰에 장악돼 있다”고 말했다.

임 지검장은 현 법무부 검찰 인사가 ‘참사’라고 규정하며, 정 장관 외에 인사를 비롯해 검찰개혁 작업에 관여하는 주요 자리인 봉욱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 이진수 차관, 성상헌 검찰국장, 노만석 대검찰청 차장(검찰총장 직무대행), 김수홍 검찰과장 등을 ‘검찰 개혁 5적’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 인적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면 구조 개혁이 필요 없지만, 인적 청산이 안 된 상황에서 법무부에 중대범죄수사청만 두면 법무부 자리 늘리기만 될 것”이라며 “지금 인적 구조에서 법무부에 검찰을 두면 어떻게 될 지 시민들이 잘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의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기능해온 보완수사권에 대해서도 “보완수사로 수사권을 놔두면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간판만 갈고 수사권을 사실상 보존하게 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국정기획위에서도 그런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를 지낸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임은정 검사장님, 정신차리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검사 일을 해 본 사람이라면 도무지 할 수 없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공 검사는 “제가 원래 윗분들한테 함부로 말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검사님이 공청회에서 차관님, 검찰국장님 등을 언급하며 ‘인사 참사’·‘찐윤’·‘검찰개혁 5적’ 등의 막말을 했으니 저의 이런 무례함 정도는 이해하시리라 본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임 검사장님은 검사 생활 20여년 동안 보완수사를 안 해보셨냐”면서 “정치인들이 정략적인 판단을 우선하는 것은 익히 아는 바이고 형사절차를 접하지 못한 일반 시민들은 보완수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니 그런 말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검사 일을 해 본 사람이라면 도무지 할 수 없는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공 검사는 “저는 소위 인지부서에서는 한 번도 근무해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수도 없이 날을 새며 기록을 검토하고, 공소장과 불기소장을 쓰고 보완수사를 했다”며 “그랬던 제가 밤을 새워가며 했던 보완수사를 생각나는 대로 쭉 써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송치한 성폭력 구속사건에서 피의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달라 피의자, 피해자, 참고인 등을 추가로 소환 조사하는 등 보완수사를 한 사례를 나열했다. 발달장애인이 피해자인 성폭력 불구속 사건에서 전문가의 심리분석자료를 제출받거나, 마약 구속사건에서 피의자의 은행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사례 등도 거론했다.

공 검사는 “이 사례들에서 필요가 없다거나 정치적인 내용이 하나라도 있냐”며 “하나도 없다. 이 사례들은 지금 검찰이 하는 99%의 수사 내용”이라고 썼다. 이어 “이 사례들의 경우, 검찰에서 직접 보완 수사하는 외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며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구속 사건에는 시간적 제한이 있고 심증 형성을 위해 사건관계인 진술을 직접 들어볼 필요가 있을 땐 직접 수사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권의 과도한 행사로 인한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수사권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 정도의 주장은 인정하겠다”면서도 “그렇지만 검사가 수사를 아예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진실 발견과 피해자 보호를 포기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발 못된 검찰 혼내주어야 한다, 이 기회에 없애버려야 한다는 것만 생각하지 마시고, 검찰이 실제 하는 기능을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앞서 정 장관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경찰과 국가수사본부, 중수청까지 둘 경우 권한이 집중돼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한 사건까지 포함해 전건을 검찰에 넘기는 방안과 검찰의 보완수사권도 전면 폐지보다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법연수원 18기인 정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이자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사회분야 핵심 공약인 검찰개혁을 주도할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연수원 30기인 임 검사장은 검찰의 ‘내부고발자’이자 대표적인 ‘검찰개혁론자’로 통한다. 지난 윤석열 정권 때 중앙지검 2차장이었던 공 검사는 연수원 32기로, 이재명 정부 첫 중간간부 인사에서 한직으로 분류되는 고검 검사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