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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 정상들 ‘톈진 선언’ 美겨냥 “공급망 저해 반대” [中 전승절 D-1]

“WTO 원칙 위반하는 일방적 경제 조치”
北·中·러 전승절 동참, 신냉전 구도 우려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정상들이 중국 톈진에 모여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을 해치는 조치에 우려를 표한다”며 미국의 관세 압박을 겨냥해 비판했다.

지난 1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SCO 회원국 정상들은 톈진 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동 선언문을 채택·서명했다. 선언문에서 회원국들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칙과 원칙을 위반하는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경제 조치에 반대한다”며 “이 조치는 식량·에너지 안보 등 국제 안보 이익을 저해하고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원국들은 SCO 틀 내에서 무역 원활화 협정 추진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접적으로 미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공급망 안정 저해’ ‘경제적 조치’라는 표현을 통해 사실상 최근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회원국들은 또 전자상거래 협력 확대와 디지털 무역 인프라 개발 의지도 표명했다.

선언문은 “지난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민간 핵시설 등 기초 인프라에 대한 공격은 민간인 피해를 초래했으며,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목적·원칙을 심각히 위반해 이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SCO 정상 이사회 제25차 회의 연설에서 “안보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는 종합 센터와 마약 대응 센터를 조속히 가동하고, SCO 개발은행을 조속히 건설해 회원국의 안보·경제 협력에 더 힘 있는 지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회원국들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준수와 화학무기금지협약(CWC) 완전 이행을 촉구하고, 군사 분야 협력 강화 의사도 밝혔다. 이어 “테러리즘, 분리주의, 극단주의뿐 아니라 마약·향정신성 물질 불법 거래, 무기 밀수 등 국제 범죄에 맞서 공동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가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과 함께 창설한 다자 협의체다. 이란은 2023년 인도·파키스탄(2017년 가입)에 이어 정식 회원국이 됐고, 지난해에는 벨라루스가 합류해 현재 회원국은 10개국이다.

회원국들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안한 SCO 개발은행 설립에 합의하고, 라오스를 대화 파트너로 추가했다. 또 참관국·대화 파트너 지위를 통합하기로 했다. 현재 몽골·아프가니스탄이 참관국,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캄보디아·이집트·네팔·카타르·스리랑카·튀르키예 등 14개국이 대화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이날 시 주석은 “안보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는 종합센터와 마약대응센터를 조속히 가동하고, SCO 개발은행을 건설해 회원국의 안보·경제협력에 더 힘 있는 지지를 제공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올바른 2차대전 역사관을 발양하고 냉전적 사고방식과 진영 대결, 괴롭힘 행동에 반대해야 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이번 ‘톈진 선언’에는 10개 회원국 정상이 모두 서명했다. 앞서 지난 6월 SCO 국방장관 회의에서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규탄 공동선언’을 추진했으나, 파키스탄과 국경분쟁을 겪던 인도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한편, SCO 정상회의 직후인 3일 베이징에서는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이 열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시진핑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참석할 예정이며, 국제사회에서는 북·중·러 밀착이 가속화되며 한·미·일 연합과 대립하는 ‘신(新)냉전’ 구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