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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성관계 불법 촬영 항소심도 징역형 집유…국가대표가 감경 사유 아니다 [세상&]

축구선수 황의조씨가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 2심 선고재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법원을 나서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법원 2차 가해 논란에
“피해자 배려 못해 불리” 지적하면서도
징역 1년·집유 2년 원심과 동일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황의조(33)씨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황 씨는 국가대표 자격 등을 이유로 감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 조정래·진현지·안희길)는 4일 오후 2시 50분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 항소심에서 항소 기각 판결했다. 1심은 황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동시에 20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교육을 선고했다. 검찰은 징역 4년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국가대표 자격이 제한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규정에 따라 결정될 사안으로 이를 이유로 형사 책임을 감경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의 형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검사와 피고인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황 씨는 선고 시간이 임박한 2시 47분께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황 씨는 ‘항소심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느냐’,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 했느냐’, ‘2차 가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섰다. 검정색 정장 차림의 황 씨는 고개를 숙이고 손을 모은 채 항소심 재판부의 선고를 들었다.

황씨는 2022년 6월부터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피해자 A씨의 동의를 받지 않고 성관계 영상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B씨와 영상통화 중 나체 상태의 피해자 모습을 촬영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해당 영상을 SNS에 유포한 황 씨의 형수 이모씨는 징역 3년이 확정됐다.

1심과 2심에서 성관계 영상을 직접 촬영한 혐의는 유죄가 인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비록 배포 행위는 피고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했고 피해자에 피고인이 포함돼있다”면서도 “배포 행위는 피고인의 촬영 행위를 전제로 한다. 촬영과 반포 행위 법정형 차이고 없고 촬영물의 내용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해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황 씨가 영상통화 속 피해자의 모습을 휴대전화 ‘녹화’ 기능을 사용해 보관한 것은 성폭력처벌법상 불법촬영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와 영상 통화 중 피고인의 휴대전화 녹화 기능을 이용해 녹화한 것은 신체 그 자체가 아니라 휴대전화에 수신된 피해자의 신체 이미지 영상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황 씨가 사건 초기 피해자 관련 정보를 누설한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황 씨 측은 입장문을 통해 피해 여성의 직업을 밝혀 논란이 일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피고인의 유명세, 촬영물 내용 등으로 대중의 궁금증을 폭증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민감한 형사사건에서 피해자를 배려하지 못한 행위로 불리한 양형요소”라고 했다.

피해자를 대리하는 이은의 변호사는 선고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항소심 판결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변호사는 “1심 법원은 피해자의 2차 피해가 황의조 때문이 아니라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렇지 않다고 하면서도 2차 피해가 양형사유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피해자의 주변 사람들은 피해자를 알아본다. 피해자를 모르는 사람들이 (피해자를) 알아보지 못해서 2차 피해가 아닌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대한축구협회가 사건 유죄가 확정되면 황 씨를 제명하겠다고 했다”고 언급하며 향후 대한축구협회 등 유관 기관의 조치를 주목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씨는 선고 이후 사과문을 배포해 입장을 표했다. 황 씨는 사과문에 “이번 일로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심려를 끼쳐드린 모든 분들, 축구 팬들, 응원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