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미 자동차 관세는 여전히 25% 부과
대미 완성차 수출 5개월 연속 내리막 곡선
車업계 “가격 경쟁력 뒤처지면 판매 직격탄”
3500억弗 투자협의 지연시 25% 지속 우려
정부 “미국과 관세 실무협의 속도 높일 것”
대미 완성차 수출 5개월 연속 내리막 곡선
車업계 “가격 경쟁력 뒤처지면 판매 직격탄”
3500억弗 투자협의 지연시 25% 지속 우려
정부 “미국과 관세 실무협의 속도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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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평택항 부근에 수출용 차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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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의 무역 합의를 공식적으로 이행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일본 완성차 업계와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빼앗길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관세 15% 시행의 전제조건인 한국의 3500억달러 대미 투자 관련 협의를 이끌어내는 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현재 25%에서 15%로 낮추기 위한 행정명령 서명이 뒷전으로 밀릴 경우 일본보다 10%포인트나 높은 관세를 물고 일본 차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일본산 수입품에 기본적으로 15% 관세를 적용하고, 자동차·부품 등에 관해서도 15% 관세율을 적용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당장 일본·EU(유럽연합)의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완성차 업계는 불안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이점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행정명령 시간차가 장기화 할 경우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막대한 손해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일본 자동차에 기존에 부과해온 2.5%에 25%의 품목별 관세를 추가한 27.5%의 관세를 적용해 왔다. 이를 15%로 낮춰 적용하려면 행정명령을 통해 기존 수입품 품목 코드(HTSUS) 수정 등 행정 절차가 수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절차를 행정명령의 관보 게시 후 7일 내로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이 방침이 적용되면 일본 완성차 업계가 한국 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앞서 우리 정부가 일본, EU와 마찬가지로 미국 행정부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을 때만 하더라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손해를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트럼프 관세’ 부과 이전 2.5% 관세를 각각 적용받던 일본·EU와 무관세였던 한국이 이제는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게 되면서다. 일본과 EU산 자동차가 적용받는 15%의 관세는 기존 2.5%에 자동차 품목 관세 12.5%를 더한 수치다. 반면, 우리나라가 적용받는 15% 대미 관세는 기존 0%에서 고스란히 15%를 더한 수치로, 사실상 2.5%만큼의 이점이 사라지기도 했다.
이미 관세 여파로 대미 수출에 급제동이 걸린 완성차 업계로서는 미국 행정부의 행정서명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기준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줄어든 182억 달러(약 25조35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대미 수출 역시 내리막 곡선을 그렸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자동차 수출은 5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6% 늘었지만, 대미 수출은 관세 여파로 같은 기간 12% 줄어든 87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최대 완성차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10%포인트에 달하는 관세 격차가 실제로 벌어지고, 장기화한다면 한국 완성차 업계는 말 그대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도 부담요인이다. 업계에서는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협상 타결 없이는 자동차 관세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우리 정부가 투자하는 3500억달러는 자국 내 기반 건설을 위한 펀드에 투입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천문학적인 무역적자를 기록 중인 미국 정부가 자국 이익에 초점을 맞춘 요구를 지속해서 해올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에따라 3500억달러 사용에 대한 한미간 협상이 끝나지 않으면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행정명령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정부도 3500억 달러 협상과 이에따른 국내 기업과 경제에 미칠 파장에 촉각이 곤두서있어 쉽사리 매듭을 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앞서 지난 7월 미국에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자동차와 쌀 시장 등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일본 정부는 조속한 협상 타결을 위해 관세율 인하를 조건으로 수입쌀의 미국산 비중을 75%로 늘리고, 연간 총 8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정부도 일단 미국 정부와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후속조치 실행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이 일본에 대해 먼저 행정적 절차를 마친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 관계자는 “일본에 대한 행정명령과 합의 동향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라며 “미국 측과 실무협의를 밀도있게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불리하지 않게 후속조치를 이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국익 중심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재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