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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불은 껐는데…” 日, ‘기울어진 운동장’ 된 美 무역합의에 ‘불안한 시선’

5일 트럼프 행정명령 서명
車 관세 인하 등 확보
5500억달러 대미투자 부담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2월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으로 지난 7월 무역 합의에 따른 자동차 관세와 상호관세 인하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5500억 달러(약 76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에 관해서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미국 정부에 유리한 조항이 많은 데다 이번 대규모 투자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자칫 관세 재인상이라는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자동차 관세가 현재의 27.5%에서 15%로 내려가는 등 관세 인하가 확실해졌지만, 대미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관세의 재인상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무역 합의에 따른 관세 인하를 조기에 시행해 달라고 요청해 왔으나 반대급부로 투자 양해각서 체결 등 미국의 문서화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구두 합의로 돼 있던 5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약속 역시 문서로 남게 됐다.

문제는 일본에 불리한 조항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이 공개한 미일 양해각서 내용을 살펴보면, 일본의 자금을 어느 곳에 투자할지 결정하는 권한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처를 지정하면 일본은 단 45일 이내에 자금을 대야 한다. 만약 45일 내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본에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된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일본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향에 휘둘릴 수 있는 불씨”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투자에서 발생하는 수익도 미국에 훨씬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JBIC의 융자 등 원리금 변제가 끝나기 전에는 미국과 일본이 절반씩 나눠 갖고 변제 후에는 프로젝트별 이익의 90%를 미국이 취할 수 있게 했다.

앞서 일본 당국자들은 투자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양국이 투자 규모에 따라 배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니치신문도 미일 무역합의와 관련해 “양해각서 체결에 의한 문서화로 대미 투자에 대한 실시 압력이 한층 더 강해질 수도 있다”라며 “미국이 채산성에 의문이 되는 투자처를 강행하면 그 청구서가 일본에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