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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석의 시선고정]IFEZ 국제학교 유치 본질 망각… 정치적 논리로 변질

영종 국제학교 설립 목적 외면
지역 시의원, 국제학교 유치 정쟁 대상으로 몰아
지역 주민이라면 제대로 된 명문학교 유치 목소리 낼 수 있어
이이들 미래와 교육 문제 달린 중대한 사안 왜곡 우려
지역구 국회의원·시의원 및 인천시장·인천경제청장, 명문학교 유치 바래

지난 8월 27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영종 국제학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철회를 촉구하는 영종 국제학교 바르게설립 추진위원회의기자회견 모습.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에서 추진되고 있는 국제학교 유치가 변질되고 있다.

아이들의 미래와 교육 문제가 달린 국제학교 유치가 일부 정치인들의 정치적 논리로 그 본질이 왜곡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학교 설립 목적은 글로벌 교육 환경 제공, 국내·외국인 자녀의 글로벌 역량 강화,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배경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해 외교관, 주재원 등 해외 파견 인력의 자녀를 위해 설립돼 현지 적응과 국제적 교육을 지원한다.

내국인 자녀도 입학할 수 있도록 확대돼 영어 등 외국어 능력과 국제적 시각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 국내 경제자유구역 등에서는 외국인 자녀의 교육 기회를 넓히고 외국인 투자 유치 및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목적도 있다.

이처럼 국제학교는 외국인 정주여건, 국제적 인재 양성, 글로벌 교육 기회 확대, 지역 발전 등 복합적 목적을 갖고 설립되고 있다.

따라서 국제학교 설립은 우리나라 현행법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 규정을 적용하도록 돼 있다.

제주도(영리·비영리 모두 가능)를 제외한 경제자유구역에는 현행법 규정에 따라 비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외국학교법인’이 국제학교를 설립하도록 돼 있는 것이다.

현행법, 국제학교 본교가 주체가 돼 직접 분교 설립

다시 말해 본교(외국학교법인)가 주체가 돼 분교를 직접 설립할 수 있다.

그런데 영종국제도시 미단시티에 국제학교를 유치하는데 있어 그 본질은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설립에만 몰두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최종 선정한 우선협상대상자(영국 위컴 애비 스쿨)가 국제학교 설립 현행법에 적용되는 비영리 ‘외국교육기관’인지에 대해 지역 시의원은 물론 국회의원마저 이를 망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인천경제청이 공모를 통해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가 가장 기본적으로 국내 현행법에 적용되는 학교인지 따져봐야 하는데 그렇치 못한채 엉뚱한 진영 논리에만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최상위급 명문학교가 유치되면, 타 시·도 국제학교들과의 경쟁력에서 살아남고 인프라도 형성돼 지역 발전에도 큰 영향이 미칠 것이다.

게다가 아이들의 입학 및 장학 혜택 등 지역과 상생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갖춘 국제학교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엔 관심 없고 영종 국제학교가 명문이든 아니든, 오로지 설립만을 목적으로 하는 논리에 치우쳐져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영종 지역구 시의원, 지역 주민단체들 악영향 준다고 비난

영종이 지역구인 신성영 인천시의회 의원이 최근 시정질의를 통해 밝힌 일문일답계획서 내용을 살펴보면 이해 못할 부분이 있다.

지난달 27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인천경제청의 공모 과정 위법을 거론하면서 이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교육부 조사를 촉구한 영종 국제학교 바르게 설립 추진위원회(이하 바르게추진위)을 향해 “어찌 일개 단체가 우선협상대상자 공모 선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지역사회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신 의원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천시(대변인)을 향해 “이를 왜 방치했느냐”며 “시정 현안, 혹은 지역 현안을 정쟁 대상으로 삼는 행위에 대해 강력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바르게추진위 대표를 맡고 있는 인물들이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신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정당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

아이들의 미래와 교육 문제가 달린 국제학교 유치라는 중대한 사안이다. 따라서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가 관심이 있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내가 사는 지역에 제대로 된 국제학교가 아닌 위법된 학교가 들어온다고 하는데 대해 걱정하고 있는 이들을 지역 주민이기에 앞서 정당 당직자라고 밝혔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제대로 된 국제학교 유치 주장하는 지역 주민, 정당 소속 당직자로 내몰아

앞서 신 의원이 주장한대로 정당 당직자라는 프래임을 씌워 오히려 스스로가 정쟁 대상으로 삼는 행위가 아닌지 싶다.

신 의원은 또 지난 2023년 영종 국제학교 설립 의향서를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인천도시공사(학교 부지 소유주)로 보낸 영국 킹스칼리지 학교와 양해각서(MOU)를 맺으라고 인천경제청을 강력히 압박해온 지역단체가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이하 영종총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왜곡됐다. 당시 영종총연은 영국 킹스칼리지 본교 측에 직접 분교를 설립하는 주체가 맞는지 직접 확인했고 킹스 또한 IB 교육 세계 5위로 최상위급 명문학교임을 입증한 결과 이 학교를 희망한 것이다. MOU를 체결하라고 인천경제청을 압박한 것이 아니다.

특정 정당 거론으로 왜곡한 사례는 또 있다. 영종학부모연대는 2023년 12월 중구 청소년수련관 대강당에서 킹스칼리지 국제학교 설립 한국대표부 관계자를 초청해 ‘영종국제도시 국제학교(킹스칼리지스쿨) 유치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 당시에도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자들이 주민설명회에 나와 이들 단체의 노고를 위로했는데 마치 한통속이 돼 킹스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국민의힘 소속인 유정복 인천시장을 보좌하는 인천시 정무라인 측에서 왜곡했다.

영종학부모연대가 순수하게 킹스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수준 높은 컬리큘럼을 갖추고 있는지, 지역 상생을 할 수 있는지, IB 교육 세계 5위 학교가 맞는지 직접 경청을 통해 확인하려는 자리였다.

그런데 민주당 예비후보자들이 주민설명회에는 참석하지 않고 잠시 인사만하고 간 모습만을 보고 영종학부모연대와 함께 이 학교를 유치하려 한다고 오해를 블러 일으킨 것이다.

주민단체들과 특정 정당이 함께 국제학교 유치 한다고 왜곡

유정복 시장을 비롯해 전 김진용 인천경제청장과 영종이 지역구인 배준영 국회의원, 신성영 시의원 등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천시 정무라인도 이들 소속당을 보좌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민주당을 겨냥한 듯 싶다.

또 2년 전 상황을 보자. 2023년 6월 인천경제청이 주최한 ‘영종 미단시티 국제학교 설립·운영 법인 공모사업 사전설명회’에서 신 의원과 주민들과의 다툼이 있었다.

국제학교를 직접 선정해 본교가 주체가 되는 학교 유치 방식이 아닌 학교 부지를 3만평에서 2만평으로 축소해 1만평의 개발이익금으로 학교를 지어주는 개발업자가 주체가 되는 공모 방식을 주장한 인천경제청의 입장에 신 의원이 동조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은 학교 부지 축소는 경쟁력에서 밀리고 또한 부실시공 등 리스크가 존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런데 주민들이 직접 뽑은 지역구 시의원이 주민 입장을 무시하고 인천경제청 발표를 동조했다. 이에 주민들이 분노한 것이다.

문제의 본질은 외면 당하고 같은 소속당이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신 의원이 주장한 국제학교 유치 현안이 정쟁 대상이라면 시장과 경제청장, 국회의원 등이 함께 소속된 정당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동조한 것도 마찬가지로 볼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이이들의 미래와 교육 문제가 달린 국제학교 유치가 정치적 논쟁으로 변질되고 있는 그동안의 모습에 한탄할 뿐이다.

국제학교 유치 놓고 아이들, 학부모, 시민 우롱하나

국제학교 유치를 놓고 아이들, 학무보 나아가 인천시민을 우롱하는 것 아닌지 한숨만 나온다.

교육부 메뉴얼에도 국제학교는 자치단체장이 MOU 체결을 통해 유치하라고 돼 있다. 인천경제청은 굳이 유치가 아닌 공모를 통해 논란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지 모르겠다. 또 다른 목적과 이유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공모는 선택의 폭이 좁다. 반대로 유치는 선택의 폭이 넓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채드윅 국제학교를 비롯해 대구국제학교 등 대부분의 국제학교는 유치로 설립했다.

경기도 평택시가 국제학교를 공모로 추진하다 실패했다. 현재 유치로 선회해 진행중이다.

2년 전 송도 국제학교(영국 해로우 스쿨)도 공모가 아닌 MOU 체결을 통해 유치로 진행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행법에 맞자 않아 결국 1년만에 무산됐다.

이같은 사례가 있는데도 인천경제청은 송도 국제학교 유치와는 다르게 영종 국제학교는 공모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공모가 아닌 선택의 폭이 넓은 유치로 제대로 된 명문학교를 선정했다면 적어도 논란은 없었을 것이다.

영종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 시의원, 국제학교 유치 책임자인 인천시장과 인천경제청장 등은 본질을 외면하지 말고 제대로 된 명문학교 유치에 몰두해 주길 바랄 뿐이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