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코로나 잠잠하자 또 ‘1급 감염병’…치료제 없는데 치명률 75%

2018년 인도 케랄라 주 의료진이 마스크를 쓴 채 니파 바이러스 환자를 돌보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최근 인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니파바이러스감염증’이 제1급감염병으로 신규 지정됐다. 2020년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추가된 1급 감염병이다.

질병관리청은 니파바이러스감염증을 1급 감염병으로 지정하기 위해 관련 고시를 개정·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제1급감염병은 생물테러감염병이거나 치명률이 높고 집단 발생 우려가 큰 감염병으로,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해야 하며 음압격리 등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하다. 현재 에볼라바이러스병, 두창, 페스트, 탄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이 포함돼 있다.

이번 조치는 2020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편으로 급수 체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제1급감염병이 추가 지정된 사례다. 코로나19의 경우 초기에는 제1급 신종감염병증후군으로 관리됐으나, 이후 제2급과 제4급 감염병으로 조정돼 현재까지 고시되고 있다.

니파바이러스 예방수칙 [질병청]

‘니파바이러스(Nipah virus)’는 1998년 말레이시아의 돼지 농장에서 처음 보고돼 해당 지역명을 따 이름이 붙여졌다. 사람과 동물 모두 감염될 수 있으며, 인체 감염 시 치명률이 40~75%에 이르지만 아직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과일박쥐, 돼지 등 니파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과 접촉하거나 대추야자 수액 등 오염된 식품을 섭취할 경우 감염될 수 있으며, 환자의 체액과 밀접 접촉할 경우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 방글라데시 등 과일박쥐 서식 구역 내 아시아 국가들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인도에서 4명, 방글라데시에선 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니파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 4~14일의 잠복기를 거쳐 초기에는 발열, 두통, 근육통 등 증상이 나타나고 진행 시 현기증, 졸음, 의식 저하 등 신경계 증상으로 악화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6월 향후 국제 공중보건 위기상황(PHEIC)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 후보 중의 하나로 니파바이러스를 선정하고 적극적인 대응과 백신·치료제 등의 개발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직 국내 유입 가능성 높지 않으나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 니파바이러스감염증 발생 지역을 여행할 경우엔 박쥐, 돼지 등 동물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생대추야자 수액 및 물린 자국이 있는 과일 등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또 니파바이러스감염증 발생 국가를 여행한 뒤 14일 이내에 발열, 두통, 인후통 등의 의심 증상이 나타난 경우 질병청 콜센터 또는 관할 보건소로 문의해 안내받아야 한다.

질병청은 니파바이러스 진단검사 체계를 이미 구축해 국내 유입 시 유전자 검출검사법(RT-PCR)을 통한 진단검사가 가능하도록 대비하고 있으며 인도, 방글라데시를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입국 시 발열, 두통 등 증상이 있을 경우 Q-CODE(검역정보 사전입력 시스템) 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건강 상태를 검역관에게 신고하도록 사전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일선 의료기관에선 니파바이러스감염증 의심환자가 내원할 경우 관할 보건소 및 질병관리청(방역통합정보시스템)으로 즉시 신고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격리 조치해야 한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니파바이러스감염증 제1급감염병 지정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감염병의 국내 유입 위험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며 “코로나19 경험을 통해 신종감염병 대응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 만큼 앞으로도 전 세계 발생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국내 감염병 관리체계를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