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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에 있는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공장 건설현장에서 진행된 이민 단속 장면[EPA]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공장 건설현장에서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을 미 이민당국이 구금한 것과 관련, 체포된 한국인 다수가 전기 배터리 공장 가동을 위해 고도로 전문화된 엔지니어와 장비 설치 업무 담당자들이라는 진술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애틀랜타의 찰스 쿡 이민 변호사는 자신이 대리하는 4명의 구금된 한국인들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B-1 비즈니스 방문 비자 프로그램 하에서 허용되는 업무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B-1 비자는 미국의 단기 비이민 비자 중 하나로, ▷회의·컨퍼런스 참석 ▷계약 협상 ▷투자·사업 탐색 ▷연구·조사 등 비즈니스 목적의 단기 체류를 허용한다. 건설 프로젝트의 경우 감독할 수 있지만 직접 시공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면 장비 설치는 가능하다. B-1 비즈니스 방문 비자는 외국인 근로자가 최대 6개월간 체류할 수 있게 하며, 체류 중 경비는 보전받고 급여는 본국에서 받도록 한다.
그는 “(한국인 구금자들은) 몇 주간만 미국에 머무를 계획이었고, 결코 75일을 넘기지 않았다”며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구금된 한국인 대부분은 엔지니어로 있거나, 사후 서비스·설치 작업에 관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쿡 변호사는 “조지아 배터리 공장에서 사용되는 기계를 미국 내에서는 제조하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장비를 설치하거나 수리하려면 외국에서 인력을 불러와야 했다”며 “이러한 기술을 미국 내 인력을 훈련시켜 습득하게 하려면 약 3~5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건 새로운 게 아니다. 우리는 늘 이렇게 해왔고, 우리가 해외로 물건을 보내면 우리 사람들을 보내서 관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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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에 있는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공장 건설현장에서 진행된 이민 단속 장면[EPA] |
리쇼어링 인스티튜트(Reshoring Institute) 로즈메리 코에츠 소장은 “외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세울 때 초기 설치는 자국 인력을 보내고 이후 미국인들을 훈련시키는 방식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1980년대 일본 자동차 회사들, 1990년대 독일 자동차 회사들이 똑같이 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41개 ESTA(전자여행허가제) 참여국 가운데 하나여서, 합법적 사유를 제시하면 비자 면제로 최대 90일간 입국할 수 있다. 이 경우 사실상 B-1 비자 신분으로 인정된다.
사바나 지역 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이민자 권익 옹호자들이 구금된 한국인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사라 박 애틀랜타 한인회 회장은 “체포된 한국인 노동자들 상당수가 배터리 공장을 정상 가동하는 데 필요한 특수 기술을 갖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지역 노동조합도 현대차와 협력업체들이 한국인 근로자들을 비자 규정에 벗어난 기본 건설 노동에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티 헐름 사바나 노동협의회 의장은 “한국인들이 시멘트를 붓고, 철골을 세우고, 목공과 배관 작업을 했다”며 “사실상 우리의 일자리가 불법 이민자에게 넘어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는 미 이민당국의 집행으로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단속은 국토안보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추방 정책 가운데 최대 규모의 직장 단속이다. 특히 양국 경제 협력의 상징인 조지아에서 벌어져 충격이 더 컸다. 불과 몇 주 전 한국은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하면서 수천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달 25일 첫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