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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이 협력해야 글로벌 해양수도로 나아갈 수 있어”

‘부산의 미래전략’ 심포지엄 토론회
해수부 유관기관 부산으로 이전해야 효과
관광허브 구축…부산항 북극항로 거점으로


전호환 부산경남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 위원장(전 부산대 총장)이 좌장으로 진행된 ‘글로벌 해양수도 부산의 미래전략’ 심포지엄 토론회에서는 부산의 도약을 위한 아이디어들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전 위원장은 “현재 부·울·경을 합쳐 ‘글로벌 해양수도’를 지향하고 있고, 이재명 정부도 출범하자마자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발표해 ‘해양수도’를 돕고 있다. 그런데 11개 유관 공공기관도 함께 이전해야 진정한 ‘해양수도’가 가능하고, 대한민국 근대화를 선도해온 부·울·경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며 토론을 시작했다. 각 토론자들의 요지를 정리했다.

▶박재율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공동대표=부산은 대한민국 수출입 물동량의 80%를 책임지는 명실상부한 해양경제의 심장이다. 이 위상을 공고히 하고 국가균형발전의 선도 모델을 만들기 위해 과감한 실천이 필요하다.

해양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현장과 긴밀히 소통할 때 정책 효율성과 산업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다. 현재 국가 예산의 1%에 불과한 해양수산부의 기능과 역할을 대폭 확대해 조선, 국제물류 등 핵심 산업을 확실히 뒷받침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관 이전을 넘어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지방이 주도하는 발전 모델을 만드는 전략이다.

이와함께 대통령 소속 ‘국가해양위원회’를 설치하고, 해사전문법원도 부산에 본원을 설치하는 입법을 조속히 추진해야한다. 특히 부산항만공사의 자율성 확보와 부산시의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공공적 북항재개발을 위한 ‘북항재개발청’ 설립도 필요하다.

‘부산해양특별자유시’도 부산만을 위한 특혜가 아닌, 부·울·경 행정 통합과 연계한 초광역 발전 전략의 틀 안에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낡은 틀을 깨는 전략적 접근과 과감한 실행력만이 부산을 싱가포르나 로테르담에 버금가는 진정한 글로벌 해양수도를 만들 수 있다.

▶강경태 신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부산이 처한 위기는 더 이상 변방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사람과 자본이 스스로 찾아오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그 대책으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E9)에게 숙련도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3단계 차등임금제’ 도입이 필요하다.

해운대를 중심으로 비수도권 유수 의료기관을 유치하고, 국제의료기관평가(JCI) 인증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의료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현재 연간 1만2000명 수준인 해외 의료관광객을 2031년까지 50만명으로 늘리고 10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

의료관광과 해양 인프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관광·카지노 허브’를 조성해야 한다. 내국인 출입을 엄격히 금지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전략은 개별적으로 추진되어서는 안 되고 북항 재개발과 같은 도시의 핵심 프로젝트와 유기적으로 연계될 때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부산이 모든 위기를 극복하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해양·의료·관광 허브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상상력과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조정형 국립부경대 마린융합디자인공학과 교수=기조발표에서 제안된 ‘부산해양특별자유시’는 인구 유출을 겪고 있는 부산의 위기를 전환하려는 대담한 제안이라고 평가한다. 헌법 개정 없이 특별법 제정만으로 가능해 현실적이기도 하다.

이런 제도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바다를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을 십분 활용해 해양 디자인으로 도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인천은 20여 년 전 송도·청라·영종지구를 디자인해 도시를 변모시켰다. 세계 6대 미항(美港)이 아시다시피 ▷이탈리아 나폴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호주 시드니 ▷미국 샌프란시스코 ▷홍콩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이다. 부산도 이들 도시와 같이 아름답게 ‘세계 7대 미항’으로 가꾸어야 한다.

따라서 항만 공간을 물류기지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해양 디자인 관점에서 접근해 국제적으로 매력 있는 도시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흔히 선진국 기준을 말할 때 ▷2만 달러: 골프문화 ▷3만 달러: 승마문화 ▷4만 달러: 해양문화라 한다. 부산이 ‘해양문화 선진국’ 시대를 충분히 선도할 수 있다.

부산항은 조선시대부터 개화기, 일제강점기, 6·25전쟁의 역사를 담은 곳으로 유서 깊다. IMO(국제해사기구), 기후·AI·환경 분야 국제기구를 유치해 국내외 인재가 자연스럽게 유입되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 청년일자리도 중요하지만 유출 비율이 적은 시니어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도시 공동체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하문근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초빙교수(전 삼성중공업 부사장)=함정은 현행 미국법상 미국 기업이 아니면 수주가 불가하다. 그런데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 조선소에서 미국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의회에서 발의했다. 중국의 선박건조 능력이 미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미국의 230배)로 크게 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이 해양대국으로 발전한 것은 2001년부터 ‘조선산업을 세계 주요 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로 ‘10~14차 5개년 계획’에 따라 25년 동안 꾸준히 준비한 결과이다. 따라서 부산도 ‘해양특별자유시’를 위해서는 실현 가능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북극항로 개설은 우리나라에 큰 기회이다.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항로보다 항해 거리가 최대 40%까지 짧아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부산항이 북극항로의 거점이 되면 부산은 유럽과 북극을 잇는 핵심 물류 중심지로서 항만 관련 일자리와 연관 산업이 융성해진다. 부·울·경 지역이 제대로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극지 운항선박 개발 ▷극지 물류 지원체계 구축 ▷안전운항을 위한 기상·해상 데이터 분석 시스템 개발 ▷경제권 확대에 대비한 한-러 북극 협력 ▷북극항로 전용 선박에 대한 국제 규제 대응 등이 필요하다. 북극항이 열리면 “대한민국 쇄빙선이 깨러 간다”는 각오로 준비해야 한다.

▶좌장=과거 부산, 울산, 경남을 초광역 경제권으로 통합하는 메가시티를 추진했고, 지금은 연방정부에 버금가는 ‘5극 3특’으로 지방분권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해양수도’가 되려면 부산, 울산, 경남의 협력이 중요하다. 이번에 해양수산부 이전과 관련해 유관기관은 동참하지 않고 있다. 부·울·경이 모든 분야에서 똘똘 뭉치면 유관기관 이전도 가능할 것이다.

부산=박동순·황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