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시티, 동계올림픽 끝난 뒤 더 북적
스키점프 풀장·올림픽 시설 모형 썰매
3352m 스노버드 전망대 정복 ‘짜릿’
스키점프 풀장·올림픽 시설 모형 썰매
3352m 스노버드 전망대 정복 ‘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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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그레이트 솔트레이크 |
미국 유타주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평균 해발 1319m의 고산지대로 유명하다.
올림픽 개최지인 파크시티 인근 스노버드 곤돌라 승차장에서 20분 만에 해발 3352m 히든피크에 오르니 붉은 단풍이 초록색 녹음을 제치면서 서서히 영토를 넓히고 있었다. 이곳에는 주말 옥토버페스트가 시작돼 이미 가을이 선포됐다. 유타주 최고봉 킹스피크는 무려 해발 4126m로, 사계절 만년설을 이고 있다.
이곳은 지명 자체가 고지대를 뜻한다는 유럽 학자들의 아메리카 선주민 민속 탐문 결과를 근거로, 동북아시아 학자들은 우리말 ‘웃강’이 유콘이 됐듯, 우리말 ‘웃터’가 유타라고 주장한다. 이는 사실 여부를 떠나 웃음을 안겨준다.
미국관광청(브랜드 USA) 본부가 직접 안내해 준 유타주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와 애리조나주 북쪽, 콜로라도·와이오밍주의 서쪽, 아이다호의 남쪽에 있다. 그리고 로키산맥의 동쪽 자락에 위치한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곳이다 보니 숨겨둔 보석 같은 여행지가 넘쳐난다. 특히 솔트레이크시티는 2002년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흑자 2위)했고, 2034년 동계올림픽을 재차 개최한다. 이는 2018년 동계올림픽을 잘 치렀지만(흑자 1위), 유산관리에 실패한 이후 2042년 올림픽을 다시 열어 24년 전의 시설을 재활용하려는 평창에 좋은 교훈을 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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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에 이어 2034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되는 유타주 파크시티 스키점프 풀장은 올림픽 유산(레거시) 활용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
올림픽 유산, 세계인 놀이터 되다
파크시티는 솔트레이크시티 도심에서 차로 40분가량 가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해발 2000~3000m 고봉들의 6~7부 능선에는 붉은 단풍이 들어 디어밸리, 스웨너자연보호구역, 펜드리파크 등에 착상한 산장리조트와 파크시티 마운틴의 올림픽 유산 활용 시설들과 멋진 색조 대비를 보인다.
특히 올림픽 유산들을 활용해 만든 산악 레포츠 시설들이 눈에 띄었다. 점프대 인근에는 스키점프 풀장이 만들어져, 많은 이들의 체험 여행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우뚝 섰다. 부드럽고 짧은 스키 썰매로 하강하다 살짝 꺾인 점프 지점에서 회전하며 물속으로 다이빙하는 모습은 스릴과 예술미를 모두 보여준다.
파크시티 마운틴에서는 슬라이딩 센터 벨로드롬 경기장의 미니어처 형태의 사계절 안전 썰매를 타고, 짚트랙은 경사가 완만하지만 앞으로, 뒤로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스릴을 선사했다. 겨울에 스키장이 될 슬로프는 야생화 천국이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절반은 전시, 절반은 놀이공간이다. 여행객의 균형감을 감지하고 이를 스키점프의 속도 각도로 변화시키는 디지털 영상 싱크로 장치는 때로는 성취감을 안기고 때로는 ‘메소드 몸 개그’로 가족·친구·동반자들을 웃게 만든다.
파크시티 타운은 문화예술·미식·명품의 집합체다. 올림픽의 성공과 흥행 분위기가 도시 인지도를 높이고 유산(레거시) 활용으로 올림픽 후에도 이어지자, 솔트레이크시티와 파크시티의 모든 것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다. 덕분에 주변 숙박 시설은 가격이 다소 비싸도 예약 경쟁이 치열하고, 이곳 시설을 이용하려면 어느 정도의 대기 시간은 감내해야 한다.
장인들이 손으로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든 유타의 의류들은 고급 브랜드 못지않은 대우를 받았다. 파크시티를 일군 은광(銀鑛)의 광부가 폐광 후 스키를 잡고 마을 재건에 노력하는 모습의 동상이 있었다. 이는 묵묵히 이방인들을 받아들이면서 상생을 도모했던, 우리 강원도 이웃집 아저씨와 닮은 듯 보였다.
디어 밸리는 노르웨이 동계스포츠 영웅이 솔트레이크시티의 추억을 잊지 못하고 대규모로 지은 리조트다. 객실 앞 스키 출발, 스키 후 객실 앞 도착 시스템을 갖추고 가장 건강한 유타주 식재료로 맛깔스럽게 미식 한 상을 차리며, 에너지를 보충해 준다.
펜드리파크는 동양적인 건강·미식 과학을 잘 조화시켜 큰 인기를 끈다. 그러고 보니 솔트레이크시티에는 미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풍채가 좋은(?)’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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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트레이크시티에 있는 미국 유타주의회 의사당. 관광버스 안내원들의 명랑하고 친절한 표정이 인상적이다. |
범죄 없는 마을에 있는 KFC ‘1호점’
다양한 사람들과 상생하며 풍요를 일구는 주민들의 인정과 함께 절제의 삶을 추구하는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LDS) 신도가 인구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유타주의 특징은 ‘포용력 최고, 범죄 발생률 최저’를 장라하는 착한 고을을 만들었던 것 같다. 특히 이곳의 특이한 점은 켄터키주에 있을 것 같은 KFC 1호점이 이곳에 있다는 것이다. KFC는 ‘켄터키 할아버지’로 알려진 커널 샌더스(1890∼1980)가 1930년 켄터키주 코빈에 있는 주유소에서 여행객을 위한 간편식인 프라이드 치킨을 만든 것이 기원이다. 샌더스는 이 음식이 인기가 높자 아예 주유소 건너편에 레스토랑을 차렸지만, 레스토랑 근처에 우회도로가 생기면서 사업이 기울었다. 이후 옛친구 피커 허먼과 손잡고 솔렉 도심 남쪽에 첫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을 연다. KFC 1호점에는 지금도 ‘허먼카페’라는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댄 호와드 파크시티상공회의소 부의장은 자신이 명문 대학을 나오고 유명 연극인이었지만, 파크시티 빌리지 사람으로 살며 만족했던 얘기를 전하면서 “주민들의 열정이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을 다시 불렀다. 한국과 미국 간 위대한 교류가 유타를 더 들썩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그룹 사자보이즈의 갓을 자기 반려견에게 씌운 사진을 보이며 한국 사랑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루브 스테이크 식당의 로저 웨르벤 지배인은 슬며시 한국인 일행에게 다가와 번역기를 내밀며 한글로 ‘묵은지 줄까요’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놀라움과 고마움을 표하는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그는 “정식 메뉴가 아닌, 개인적으로 즐기던 음식”이라며 선뜻 내어왔다.
이곳의 스키 시즌은 매년 11월 중하순부터 시작된다. 유타주 자동차 번호판에 ‘그레이티스트 스노우(지상 최고의 설질)’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을 정도로 그들의 스키 사랑은 유명하다.
솔트레이크라는 이름은 ‘소금 호수’라는 뜻으로, 이곳은 ‘미국의 우유니(남미 볼리비아)’라고 불린다. 로키산맥과 형성 과정이 비슷하다고 알려졌다. 태평양판이 미국 서부 해안을 강하게 밀면서, 밀린 접점은 산맥이 되고 산맥 동서에는 바닷물 호수가 만들어져 짠 호수가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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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호수인 그레이트 솔트레이크 |
신비한 ‘소금호수’ 그리고 로키산맥
이곳 호수는 강수량에 따라 서울의 4~12배 크기로 변한다. 이스라엘과 요르단 국경선에 있는 사해처럼 증발돼 점점 줄고, 염도는 매우 높아져 어류가 살지 못한다. 소금 평원 면적만을 따로 떼어내면 서울의 3분의 1가량 된다.
마치 흰색 얼음 같은 이곳에 올라서면 소금물의 증발 속도 차 때문에 생긴 비정형 경계선이 볼록하게 만들어져 신비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튀르키예 온천 지역 파묵칼레의 축소판이라 할 만 하다. 해가 구름에 잠시 가려질 때 푸른빛을 띠기도 하며 일몰이 될 때, 붉은 열정이 소금 평원에 닿아 더욱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유타주는 다양한 매력을 가졌다. 남동부 아치스는 2000개 이상의 천연 바위 아치가, 캐피톨 리프는 붉은 바위의 예술적 파노라마가 신비감을 선사한다. 솔트레이크시티 도심에서 차로 1시간30분 남짓 이동하면 다크 스카이파크를 만난다. 별들을 그냥 구경하는 곳이 아니라 별들이 쏟아져 내릴 지경인 ‘별밤 최고 명소’다.
유타 미술관, 아브라바넬 홀, 캐피톨 극장 등에서는 수준 높은 미술 작품과 세계적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호두까기 인형’의 미국 내 초연 장소가 솔트레이크시티라서 이 작품의 공연 뉴스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유타 자연사박물관에선 1만5000년 선주민 이후 ‘멜팅’ 현주민까지 역사를 조망한다.
이 밖에도 자이언-마운트 카멜 하이웨이 등 12개의 드라이브 코스를 차로 다니며 유타의 대자연을 만끽해 보는 것도 좋겠다. ‘로키 마운티니어 산악열차’가 내년 4월 솔트레이크시티까지 확장 운영(캐니언 스피릿)하면서 유타주를 기점으로 하는 로키산맥 여행의 길도 새로 열린다.
또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여행을 하려면 패스 하나로 도시를 대표하는 문화 레저 명소 17곳을 경제적이고 유연하게 즐길 수 있는 ‘어트랙션패스’를 소장하는 게 좋다. 1·2·365일권은 물론 ‘패밀리 페이버릿츠’ ‘유니크 솔렉’ ‘다운다운 디스커버리’ 등 맞춤형 컬렉션도 준비돼 있다.
델타항공이 지난 6월 12일부터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첫 직항 노선인 서울행 항공편 운항을 시작한 덕에 여행이 더욱 여유로워졌다. 이 노선은 연일 만석을 기록할 정도로 미국의 숨은 보석 ‘유타(웃터)’로 달려가는 한국인들이 많아졌다.
솔트레이크시티(미국)=함영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