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파멸론 피해망상” 규정
中 판매로 69조원 기대 건 엔비디아…의회와 정면충돌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의회가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대(對)중국 판매를 제한하는 법안 마련에 나서자, 세계 1위 기업 엔비디아가 전면 로비전에 뛰어들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상·하원은 국방수권법(NDAA) 개정을 추진해 핵심 기술이 중국 기업에 넘어가기 전에 미국 내 수요를 우선 충족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AI 칩 대중국 수출 규제를 완화하는 가운데 의회가 직접 개입한 것이다.
개정안을 발의한 짐 뱅크스(공화·인디애나) 상원의원은 이를 ‘아메리카 퍼스트 수정안’이라 부르며 “우리 칩이 적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는 것보다 더 미국 우선주의다운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NYT는 향후 1년간 중국 AI 칩 판매로 최대 500억 달러(약 69조 원)를 거둘 수 있는 엔비디아가 관행을 깨고 공개적인 로비전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공화당 개정안을 “AI 파멸론자(doomers)의 피해망상”이라 부르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AI 파멸론은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20여 년 전 ‘효과적 이타주의’ 철학 운동에서 비롯됐다. 이에 맞서는 진영은 수천조 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AI 개발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가속주의’다.
NYT는 “엔비디아의 강경한 대응은 AI 정책 논의를 혼란스럽게 만들며, 법안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고 전했다. 동시에 이는 실리콘밸리 내부 논쟁을 워싱턴 정치권으로 끌어들인 사건이라는 평가다.
공세의 최전선에는 엔비디아 법률고문 팀 티터가 서 있다. 그는 지난 7월 말 상원 보좌진과의 통화에서 “중국에 H20 칩을 판매하면 미국의 경제·군사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AI 파국론”이라며 일축했다.
엔비디아는 개정안 문구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입장이다. 중국뿐 아니라 중국과 밀접한 국가에도 판매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대변인 존 리조는 “H20 칩은 상업용 제품일 뿐 군사용이 아니다”라며 “효과적 이타주의 진영이 공상과학 소설 같은 AI 파멸론을 이용해 실패한 규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AI 차르’로 불린 데이비드 색스도 엔비디아 편에 섰다. 그는 공개적으로 AI 규제론자들을 “파멸론 광신도”라고 공격했다.
통상 미국 기업들의 로비는 막후에서 이뤄지지만, 엔비디아는 공개 비판과 이념 논쟁까지 동원하며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젠슨 황 CEO와 색스는 “중국에 미국 칩을 더 팔아 중국이 미국 기술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국을 견제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NYT는 이러한 주장이 미국 정부의 수년간 정책과 국가안보 연구를 정면으로 거스른다고 지적했다.
오런 캐스 아메리칸 컴퍼스 설립자는 “미국에 첨단 AI 칩을 우선 공급하자는 주장은 파멸론과 무관하다”며 “이는 이해 부족이거나 의도적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中 판매로 69조원 기대 건 엔비디아…의회와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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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비디아 로고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의회가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대(對)중국 판매를 제한하는 법안 마련에 나서자, 세계 1위 기업 엔비디아가 전면 로비전에 뛰어들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상·하원은 국방수권법(NDAA) 개정을 추진해 핵심 기술이 중국 기업에 넘어가기 전에 미국 내 수요를 우선 충족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AI 칩 대중국 수출 규제를 완화하는 가운데 의회가 직접 개입한 것이다.
개정안을 발의한 짐 뱅크스(공화·인디애나) 상원의원은 이를 ‘아메리카 퍼스트 수정안’이라 부르며 “우리 칩이 적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는 것보다 더 미국 우선주의다운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NYT는 향후 1년간 중국 AI 칩 판매로 최대 500억 달러(약 69조 원)를 거둘 수 있는 엔비디아가 관행을 깨고 공개적인 로비전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공화당 개정안을 “AI 파멸론자(doomers)의 피해망상”이라 부르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AI 파멸론은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20여 년 전 ‘효과적 이타주의’ 철학 운동에서 비롯됐다. 이에 맞서는 진영은 수천조 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AI 개발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가속주의’다.
NYT는 “엔비디아의 강경한 대응은 AI 정책 논의를 혼란스럽게 만들며, 법안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고 전했다. 동시에 이는 실리콘밸리 내부 논쟁을 워싱턴 정치권으로 끌어들인 사건이라는 평가다.
공세의 최전선에는 엔비디아 법률고문 팀 티터가 서 있다. 그는 지난 7월 말 상원 보좌진과의 통화에서 “중국에 H20 칩을 판매하면 미국의 경제·군사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AI 파국론”이라며 일축했다.
엔비디아는 개정안 문구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입장이다. 중국뿐 아니라 중국과 밀접한 국가에도 판매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대변인 존 리조는 “H20 칩은 상업용 제품일 뿐 군사용이 아니다”라며 “효과적 이타주의 진영이 공상과학 소설 같은 AI 파멸론을 이용해 실패한 규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AI 차르’로 불린 데이비드 색스도 엔비디아 편에 섰다. 그는 공개적으로 AI 규제론자들을 “파멸론 광신도”라고 공격했다.
통상 미국 기업들의 로비는 막후에서 이뤄지지만, 엔비디아는 공개 비판과 이념 논쟁까지 동원하며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젠슨 황 CEO와 색스는 “중국에 미국 칩을 더 팔아 중국이 미국 기술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국을 견제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NYT는 이러한 주장이 미국 정부의 수년간 정책과 국가안보 연구를 정면으로 거스른다고 지적했다.
오런 캐스 아메리칸 컴퍼스 설립자는 “미국에 첨단 AI 칩을 우선 공급하자는 주장은 파멸론과 무관하다”며 “이는 이해 부족이거나 의도적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