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핵심 의원 “검사, 경찰에 로펌 선호도 뒤쳐져...중수청 가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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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검찰청 폐지가 핵심인 이재명 정부 첫 정부조직개편안을 보면 행정안전부 산하에 경찰청에 더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신설된다. 경찰과 중수청이 경쟁해서 상호견제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구상인데 두 수사기관의 수사 범위와 권한이 겹치며 혼선이 불가피하단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10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경찰과 중수청의 수사 관할이 겹치면 12.3 비상계엄 국면에서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수사처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 수사를 두고 흡사 쟁탈전을 벌였던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검찰과 경찰은 각자 대규모 수사팀을 꾸리고 윤 전 대통령과 주요 책임자에 대해 경쟁적으로 수사에 나섰다. 그러면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같은 날 검찰이 긴급체포하고 경찰이 압수수색하는 장면도 빚어졌다. 여기에 공수처까지 두 수사기관에 관련 사건 이첩을 요구하며 수사 주도권 싸움에 뛰어든 바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언론이 주목하는 사건은 경찰과 중수청이 달려들면서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고 그렇지 않은 사건은 등한시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수사권 남용을 막겠다면서 수사 기관을 경쟁시키겠다는 것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중수청을 만드는 의의에 대해 “경찰과 관할이 중첩되는 수사기관을 만들어 서로 경쟁하고 견제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중수청이 검사의 직접수사가 가능했던 6대 범죄에 내란과 외환, 마약까지 더해 ‘더 중요한’ 수사를 도맡는 모양새에 대한 불만이 감지된다. 만약 주목도가 높은 사건에 대한 우선권을 중수청에 주게 되면 경찰의 수사 의욕이 꺾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더 큰 사건을 선점하고 경찰은 손을 못대게 하던 것과 뭐가 다르냐는 얘기도 있다”고 전하면서 사건의 ‘중요도’가 경찰과 중수청의 사건 관할을 가르는 기준이 되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문규 전 자치경찰제 특별위원은 중복 수사 때 어느 기관에 우선권을 줄지 원칙을 세우지 않는다면 현장에서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황 전 위원은 “동일한 범죄 사실에 대해서 경찰과 중수청이 동시에 수사에 착수할 경우 먼저 영장 청구를 한 기관이 수사하도록 하는 것이 형사소송법상 질서에 맞다”며 수사의 중대성 보다는 영장을 신청한 시점을 기준으로 사건을 배정할 것을 제안했다.
검사들의 중수청 지원율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존 검찰의 중대 범죄 수사 역량이 손실될 거란 우려도 나왔다. 법무부 관계자는 “내란 수사의 키는 결국 공수처가 가져갔지만 사실상 검찰이 넘긴 것 외에 공수처가 자체적으로 생산한 조서는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수청 신설로 공수처처럼 수사력이 뒤쳐지는 조직이 하나 더 생기게 되는 건 아닌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김준우 변호사는 중수청이 ‘제2의 공수처’가 되지 않기 위해선 “검찰의 수사력을 중수청으로 이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검사는 떠나고 수사관만 남은 중수청이 검찰이 쌓아 온 수사 역량과 노하우를 제대로 계승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며 “출범 때부터 구인난을 겪어온 공수처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검사들이 중수청을 선택하도록 실효성 있는 유인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일선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기소 결정권이 없는 수사를 하고 싶어하는 검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검찰청이 폐지되면 검사는 공소청에 남아 기소와 영장 청구를 담당하거나 중수청의 수사관으로 전직해야 한다. 법률신문이 지난 10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현직 검사 33명 중 ‘중수청으로 이직하겠다’고 긍적적인 의사를 밝힌 검사는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검찰개혁 입법을 주도하고 있는 A 민주당 핵심 의원은 전현직 검사들이 중수청에 지원할 요인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수청에 임용만 해주면 가겠다는 전직 검사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공수처와 같은 인력난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검찰 권력이 가장 상한가를 치고 있을 때 검사들이 ‘미니 조직’인 공수처를 기피한 것”이라며 “이제는 남을 검찰 조직이 사라진 상황에서 검사들 가운데 중수청에서 수사관들을 지휘하고 싶은 수요가 클거라 본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로펌의 경찰 출신 영입 기조가 뚜렷해진 것도 검사의 중수청 지원율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고 A 의원은 분석했다. A 의원은 “경찰대 출신 경찰이 로펌 섭외 1순위이고 상대적으로 검사 몸값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요즘 추세”라면서 “앞으로 수사가 기소보다 중요해질 텐데 공소청보다는 중수청을 거친 검사 출신에 대한 선호도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찰과 중수청의 ‘수사 주도권 신경전’ 우려에 대해선 “사건이 접수된 기관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A 의원은 설명했다. 그럼에도 경찰과 중수청을 따로 두는 이유로 A 의원은 “수천여명의 검찰 수사관들을 경찰에 편입시킬 수 없기 때문”이라며 행정적인 어려움을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