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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게시글 넘치는데…‘검색’ 못막아

SNS서 ‘은어’만 알면 손쉽게 접근
후기·판매 광고글 수일째 방치도
게시글 모니터링 삭제 요청 한계
방심위 “검색 차단 사실상 힘들어”

특정 마약 은어를 검색하면 볼 수 있는 마약 판매 게시글 [X(옛 트위터) 캡처]

국내에서 마약을 파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은 대부분 소셜미디어(SNS)를 매개로 만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적발한 온라인 식·의약품 불법 유통 판매 광고 가운데 30% 이상이 마약류 관련이다. X(옛 트위터)를 통해 마약 판매 계정이 홍보되고 텔레그램과 카카오톡을 통해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식인데, 정부가 온라인 마약 단속 강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SNS에는 마약 판매를 암시하는 글들이 거침없이 올라온다.

11일 헤럴드경제가 X 등에 접속한 결과 마약 관련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마약 유통업계에서 통용되는 ‘은어’만 알면 얼마든지 검색할 수 있다. 해당 은어를 태그로 붙여놓기 때문이다. 은어들은 자음으로만 이뤄지거나 기존 단어를 변형한 형태로 공유된다.

해당 태그가 달린 게시글들은 마약 판매 광고글이거나 투약 후기다. ‘지금 온몸에 피가 싹 돌고 에너자이징 되는 기분이 든다’ ‘스르륵 지나가더니 정착지에 도착하자마자 뜨끈한 게 스멀스멀 계속 온다. 미치겠다’ ‘누워만 있어도 찐덕하게 흐른다’ 등 적나라하게 묘사한 후기가 버젓이 게시돼 있었다.

실제로 텔레그램 마약 판매 채널로 연결되는 아이디도 공개돼 있다. 특별한 방법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SNS에서 특정 단어를 검색하는 것만으로도 마약의 세계에 진입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환경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마약 관리 기본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효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당시 계획에는 온라인의 마약 불법 광고를 막기 위해 텔레그램, 다크웹 등에 있는 채널들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발견되는 마약 광고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서면 심의를 통해 빠르게 차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방심위는 마약류 매매 정보에 대한 심의를 담당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게시글들을 모니터링한 뒤 해당 SNS에 게시글 삭제 요청을 하는 데 그치는 수준이다. 검색 자체를 차단하지는 못한다는 것이 방심위의 설명이다.

실제로 X에 게시된 마약 광고는 수일째 방치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모니터링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비투약자도 은어만 습득하면 얼마든 접근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는 “오프라인에서 마약 거래가 이뤄질 때보다 SNS가 생기면서 마약 사범들이 목적을 달성하기 용이해졌다”며 “마약 범죄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 은어 단위로 대응하면서 금기어 설정을 하는 등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