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파산·홈플러스 표류…자금 끊기고 투자자 발길 뜸해져
과거 수천억 DIP 지원과 달리 최근엔 ‘미미’
과거 수천억 DIP 지원과 달리 최근엔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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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기업 정상화의 마지막 기회로 불리던 회생절차가 이제는 기업 파산 직전의 징검다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산업 전반의 구조적 침체와 제도적 허점이 맞물리면서 회생시장에 투자자 발길이 뜸해진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인수 후보자를 찾지 못해 끝내 파산 수순에 돌입했다. 홈플러스 역시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지 못한 채 기한 연장을 거듭하고 있다.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의 즉시항고가 없다면 위메프는 회생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법원은 7월에서 9월로 한 차례 미뤘던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11월 10일로 다시 연장했다.
물론 유통산업 업황 부진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회생기업의 정상화 난이도를 높였다는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전통 대형마트는 온라인 전환·소비패턴 변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커머스 플랫폼 또한 출혈 경쟁과 수수료 정산 문제 등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며 기업들이 생존할 공간이 좁아졌다.
다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회생제도의 실효성 저하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회생절차가 시작되더라도 인수자 물색 등 인가 전 인수·합병(M&A)과의 연계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파산 직전 시간을 벌어주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특히 위메프 및 홈플러스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채권자와 협력업체 보호 장치가 헐겁게 작동하면 회생은 단순히 채권 변제 지연을 의미할 뿐 실질적 정상화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이 때문에 “회생시장 자체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대목은 제도적 뒷받침의 부족이다. 한국에서는 회생기업의 신규자금 조달 수단인 DIP(Debtor-in-Possession) 파이낸싱이나 사전 협상형 M&A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re-packaged)이 활발하지 않다.
마중물이 적기에 공급되지 않는다면 기업은 회생절차에 들어서는 순간 사실상 자금줄이 막히게 되고, 영업활동 축소가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인수 매력도가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자금이 최우선 변제권을 확보하는데 고충이 있어 민간 자본이 적극 뛰어들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프리팩(Pre-pack)은 국내에서는 인가 전 M&A 형태로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회생 개시 전 인수자 확정을 끝내지 않아 속도가 느리고 불확실성이 크다는 한계가 자리한다.
앞서 10여 년 전 조선업 구조조정 국면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팬오션, 대한조선 등 대형 조선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갔을 당시에는 정책금융기관 주도로 수천억 원대 DIP 파이낸싱이 집행되며 영업 정상화를 뒷받침했다. 반면 최근에는 규모가 급격히 줄어 사모펀드(PEF)나 특수상황투자에 최적화된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가 수십억~수백억원 수준의 자금을 공급하는 데 아쉬움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민관 합작 산업혁신기구(INCJ) 모델을 거론한다. 정부가 후순위 리스크를 크게 떠안아 민간 자본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실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여러 자금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플랫폼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의 기업구조혁신펀드가 이러한 역할까지도 포용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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