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 과일향 액상담배 ‘싹쓸이’
합성 니코틴 담배, 규제 없는 ‘사각지대’
“사회 부작용 커 연초와 같은 규제 필요”
합성 니코틴 담배, 규제 없는 ‘사각지대’
“사회 부작용 커 연초와 같은 규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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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성 니코틴 과일향 액상 담배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박연수 기자 |
[헤럴드경제=박연수·강승연 기자] “중국인 관광객은 한 번에 10~20개씩 사갑니다.”
지난 11일 찾은 서울 중구 명동의 베이퍼숍(액상형 전자담배 판매업체)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이날 방문한 4곳 점포 모두 중국인 고객을 위한 안내판을 별도로 설치했다.
특히 과일향이 나는 합성니코틴 액상 담배는 사재기를 할 정도로 인기였다. 일부 모델은 동이 나기도 했다. 중국은 2022년 3월부터 담배 이외의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있어 여행을 왔다가 구매하는 관광객이 많았다.
매장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과일향 액상 담배를 많이 찾는다”며 “한국 소비자들이 사는 것보다 2배 많은 대용량 제품을 싹쓸이한다”고 말했다.
합성니코틴 액상 담배가 규제 공백 속에 관광 상권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12일 서울시 중구청에 따르면 관광지가 집중된 중구에는 담배 소매인 지정 허가 매장이 916개로 파악됐다. 명동은 43곳이 성업 중이다. 현행법상 액상형 전자담배만 판매하는 매장은 별도의 신고가 필요하지 않다. 실제 매장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대, 인사동, 성수동 등 주요 관광지에서도 합성니코틴 액상 담배 점포가 빠르게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어카 형태의 노점상에서도 합성니코틴 액상 담배를 팔고 있다”며 “지자체에서 파악되지 않은 곳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담배사업법은 담배를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한 제품’으로 한정하고 있다. 합성니코틴을 활용한 액상형 전자담배는 담배로 분류되지 않는다. 연초와 달리 세금도 붙지 않는다. 무인 매장이나 자판기로도 판매할 수 있다. 담배 소매인 지정 허가를 받지 않아 정확한 판매 채널 현황도 알 수 없다.
합성니코틴 규제 관련 논의는 2016년부터 이어졌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가 합성니코틴에도 유해물질이 상당하다는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하며 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했으나 여전히 제자리다. 지난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경제재정소위원회를 열었지만, 정작 담배법 개정안은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합성니코틴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된다. 김도환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 부회장은 “합성 니코틴이 무분별하게 판매돼 청소년 보호 정책을 무력화시키고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며 “합성니코틴도 연초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받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