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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남친 처벌하지 마세요” 교제폭력 폭증하는데 절반은 처벌 불원 [세상&]

경찰 “적극 개입·별도 입법화 필요”
경찰청, 11일 교제폭력 대응 토론회
“교제폭력 관련 근거 법령 마련해야”

경찰청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교제폭력 대응 토론회’를 열었다. [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교제폭력으로 인한 112 신고 건수가 해마다 가파르게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신고 및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 그대로 종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교제폭력 대응 토론회’를 열고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현행법상 경찰의 적극적인 개입 방안 ▷교제폭력 입법 필요성과 방향 ▷교제살인 위험요인 분석 등의 주제를 놓고 논의했다. 교제폭력 피해 당사자도 토론자로 참석해 직접 경험한 피해 사례를 발표하며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입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경찰청은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은 채 관계를 지속하는 상황에서도 경찰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스토킹처벌법’을 폭넓게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법을 적용하면 일회성 행위에도 경찰이 현장에서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접근금지 조치 등을 내릴 수 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 ‘교제폭력 입법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한 여개명 경찰청 여성안전기획과장(총경)은 “매년 중요범죄 신고 대비 교제폭력 범죄 신고 건수가 가파른 형태를 보인다”면서 “다만 신고 증가 속도를 제도나 인력 등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고 처벌불원 등 법적 구조가 수사를 제약하는 측면이 커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교제폭력 관련 112 신고 건수는 2020년 4만9225건에서 2022년 7만790건, 2024년 8만8394건으로 급격히 늘었다. 올해는 1∼7월에만 5만7277건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가 증가했다.

여 과장은 올해 교제폭력 관련 112 신고 접수된 총 1129건의 표본 분석을 토대로 “신고 처리 및 수사 진행 단계에서 피해자들이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 종결된 건수가 50.6%(신고단계 36.2%·수사단계 14.4%)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폭행·협박 등 반의사불벌죄가 다수를 차지하는 교제폭력 유형 특성상 경찰의 적극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 과장은 “현장에서 교제폭력 신고에 대해 보호조치가 가능한 가정폭력·스토킹 관련 법을 적극 적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실제 적용 사례는 8%에 불과하다”며 “보다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위해서는 별도의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제22대 국회에서는 교제폭력특별법 제정안과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 스토킹처벌법 개정안 등 총 9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다. 경찰청은 교제폭력 가해자에 대한 잠정(임시)조치로 서면경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의료기관 등 위탁, 유치장·구치소 유치까지 가능한 법안 제정을 검토 중이다.

특히 경찰청은 현장 경찰들이 스토킹 행위를 제지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법 집행을 하는 과정에서 형사적·행정적 책임을 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형 감면 대상 직무에 ‘스토킹범죄’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