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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조선 협력 관건은 美 국내법 개정인데…“의사결정 지연 우려” [비즈360]

‘미국 조선업 부활’ 드라이브에도 법 개정 지연
존스법·번스-톨레프슨법 등 보호주의 장벽 여전
美 의회 논의 답보·동력 약화에 韓 참여제한 우려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한·미 조선 협력이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계기로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가운데, 관련 미국 국내법이 개정·폐지되지 않으면 한국 기업 참여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선업 재건을 선언하고 동맹국에 협력을 요청했지만, 관련 법 개정 논의가 속도 나지 않으면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2025 국정 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조선협력 확대를 위해 개정 또는 예외 적용이 필요한 미국 법령으로는 ‘존스법’과 ‘번스-톨레프슨법’이 있다. 존스법은 미국 항만 간 화물 운송을 미국 국적·선원·선박으로만 제한하는 해운보호법이며, 번스-톨레프슨법은 미 해군 함정 등 국방 선박을 미국 내 조선소에서만 건조하도록 규정한 법이다.

또한, 관련 입법으로는 ‘선박법’,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 ‘미국의 수역 개방 법안’, ‘해운 동맹 파트너십 법안’ 등이 의회에 발의돼 있다. 선박법은 10년 내 상선 250척을 확충하고 세액공제·금융지원·인력양성을 포함한 조선산업 부흥책을 담고 있으며,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은 번스-톨레프슨법을 개정해 동맹국 조선소에서 미 해군 함정 건조를 허용한다.

미국의 수역 개방 법안은 존스법을 폐지해 외국 건조 선박의 연안 운송을 일부 허용하고, 해운 동맹 파트너십 법안은 존스법의 예외를 인정해 동맹국 선박의 미국 내 항로 운송과 MRO에 대한 수입세 면제를 가능케 하는 내용이다.

美 현지 정책 추진 동력 약화에 우려 제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한국과의 통화에서 국내 조선업의 건조·보수·정비(MRO)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협력 의향을 밝혔다. 이후 미 해군 군함의 유지·보수·정비 일부를 한국 조선소에 맡기면서 구체적 협력이 시작됐다. 미 조선업은 ‘존스법’, ‘번스-톨레프슨법’ 등 자국 보호주의로 경쟁력을 잃어 과거 400여개에 달했던 조선소가 20여개로 줄고 세계 점유율은 0.04%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상·하원 연설에서 조선업 재건을 공식 선언하고,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 ‘조선 담당 부서(Office of Shipbuilding)’를 신설했다. 이어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그러나 백악관 조선 담당 부서는 주요 직원들이 퇴사한 이후 NSC에서 예산관리국(OMB)으로 이관되며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됐고, 미 의회의 입법 논의도 답보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내법이 개정·폐지되지 않으면 한국 기업 참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상당하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은 미 해군성과 협력 채널을 구축하고 국방부와의 방산 협의체를 통해 함정 건조·정비 협력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실질적 협력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나 대통령 승인 행정명령 발표 등 미국 정부 차원의 의사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국회입법조사처에 제출한 자료에서 밝혔다.

일각에선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RDP-A) 체결이 법적 장벽을 우회할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RDP-A는 미 국방부가 체결국 기업에 자국 기업과 동등한 조달 참여 지위를 부여하는 협정으로 현재 28개국과 맺어져 있으며, 2023년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체결 노력이 재확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