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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장인데 IPO ‘증발’…기업상장 4분의 1 감소

올 상장 64곳…전년比 25% 줄어
의무보유 확약·좀비기업 퇴출 영향


코스피가 연일 신기록을 경신 하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은 웃지 못하고 있다. 기관 의무보유 확약 제도 도입과 코스닥 시장 ‘좀비 기업’ 퇴출로 상장 문턱이 높아진 영향이다. 이로 인해 올해 상장한 기업수도 전년보다 4분의 1가량 줄어들었다.

15일 한국거래소 상장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일 상장하는 에스투더블유를 포함해 올해 상장 기업은 총 64곳으로, 전년 동기(9월 포함) 86곳 대비 약 25% 감소했다. 9월이 계절적으로 IPO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실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도 지난 7월 자취를 감췄다.

반면, 공모 규모는 오히려 확대됐다. 올해 8월까지 IPO 공모금액은 3조37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683억원)을 웃돌았다. 대한조선 등 대형 IPO에 수요가 집중된 결과다. 특히 중소·기술기업에는 한층 까다로운 상장 기준이 적용되면서 대형주와 중소기업 간 상장 환경이 갈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의 기술특례 상장이 크게 위축됐다. 올해 기술성장 기업 상장은 21건으로 전년(42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기술특례 상장 건수가 2021년 31건, 2022년 28건, 2023년 35건 등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왔던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는 2020년(25건)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코스닥 ‘좀비 기업’ 퇴출 제도를 내세우며 가치가 낮은 기업을 솎아내는 과정에서 심사 문턱이 높아진 결과다.

최근 기술특례 상장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기술특례 상장도 매출 요건을 보는 등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졌다. 이달에도 2017년 기술특례로 상장된 피씨엘이 상장 폐지됐다.

여기에 지난 7월부터 기관 의무보유 확약 우선배정제도가 도입되면서 기관 투자자의 부담이 커진 점도 공모주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금융위는 지난달 기관투자자가 상장 당일 청약 물량을 한 번에 쏟아내는 거래를 막기 위해 의무보유 확약 우선배정제도를 새로 도입했다. 기관투자자 배정물량 중 40% 이상(40% 이상(올해 말까지는 30% 적용)을 의무보유 확약 기관투자자에게 우선 배정하도록 했다.

투자업계에서는 국민성장펀드 조성 등으로 벤처캐피탈(VC) 기업들이 상장 일정을 재촉하고 있지만 정작 높아진 심사 문턱에 기업들만 진땀을 빼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9월 코스피가 강세를 보여도 IPO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4분기에도 IPO시장은 밋밋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4~5월에 예비심사 청구가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월평균 15~20건은 접수돼야 하는데 올해는 9건에 그쳤다. 예비심사 청구부터 상장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리는 만큼, 봄에 ‘씨’를 덜 뿌린 결과가 하반기 IPO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신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