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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 1월 부산에서 40대 여성이 고등학생 아들을 장시간 고문한 끝에 살해한 사건은 이웃집 여성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웃집 여성이 가해 행위를 지시하는 통화 녹음 파일이 공개돼 공분이 일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자신의 고등학생 아들 B(17) 군을 학대 끝에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 씨는 1심에서 징역 25년 형을 선고받고 2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A 씨는 올해 1월 3일 밤부터 B 군의 팔과 다리를 묶고 입을 테이프로 막은 뒤 폭행을 시작했다. B 군의 몸에 뜨거운 물을 붓는 고문을 하기도 했다.
7시간 가량 폭행을 당한 B 군은 4일 오전 1시께 몸이 축 늘어지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났지만, A 씨는 별다른 조치없이 방치했다. 결국 B 군은 같은 날 두 시간 뒤인 오전 3시께 외상성 쇼크로 숨을 거뒀다. 그의 온 몸에는 검붉은 멍과 찰과상이 가득했다고 한다.
1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이 사건의 숨겨진 내막이 다뤄졌다.
숨진 B 군의 친구들의 증언에 따르면, B 군은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면서도 어두운 구석 없이 밝고 활달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엄마에게 혼이 나야 할 정도의 문제가 있기는 커녕 오히려 학교 장학생으로 추천될만큼 모범생이었다.
그럼에도 엄마인 A 씨는 아들이 ‘문제아’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A 씨는 재판에서도 “평소 아들이 불량하다는 인식이 있어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말했다.
그 같은 인식을 A 씨의 머리 속에 심은 것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C(40대·여) 씨였다. A 씨와 C 씨는 16여 년 전부터 또래 자녀를 둔 공통점 때문에 사이가 친해졌다. A 씨는 공부방을 운영하는 C 씨에게 자녀 교육을 맡기기도 했다. A 씨의 자녀들(B 군과 B 군의 여동생)도 C 씨를 ‘이모’라 부르며 따랐다. 그런데 C 씨는 A 씨를 조금씩 심리적으로 지배해 들어가며 자녀를 학대할 것을 지시했다. C 씨는 “B 군의 타고난 본성이 나빠 그걸 눌러줘야 한다”라며 A 씨를 가스라이팅했다.
그렇게 A 씨의 자녀들에 대한 학대가 시작됐다. 아이들은 A 씨와 C 씨에게 수시로 욕설과 체벌 등을 당했다. 또 화장실에 잠시 다녀오는 것까지 시간 제한을 둬서 허락을 받을 만큼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했고, 아이들끼리 벌을 제대로 서고 있는지 서로를 감시하기도 했다.
B 군이 살해당한 당일에도 C 씨는 “본성이 진짜 못된 놈이거든. 묶어라. 패야 된다”라며 A 씨에게 구타를 지시했다. A 씨와 C 씨는 B 군 앞에서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하며 어떻게 체벌할지 서로 상의하기까지 했다. C 씨는 B 군의 상태가 나빠지자 폭행을 멈추고 설탕물을 먹이고 소독을 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하지만 B 군은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A 씨는 그제서야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A 씨가 C 씨에게 금전적으로 착취당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식당에서 일하던 A 씨가 수입의 대부분을 C 씨에게 지급했고, 사건이 벌어질 즈음엔 매달 500만 원을 보냈다는 것. A 씨가 친정식구들에게도 돈을 빌려 C 씨에게 전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를 “C 씨의 지배적 성격과 A 씨의 의존적 성격이 만나 치명적 결합을 이룬 사례”라고 분석했다. 또 두 사람의 심리 상태가 ‘공유 정신증’에 해당한다며 “A 씨는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가 단절된 상황에서 C 씨의 망상 체계가 전염돼 비정상적 사고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