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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열병식 기세, 대규모 안보포럼으로 이어간다

17∼19일 연례 샹산포럼 개최…100여개국 참석
미·중 정상회담 추진중, 시진핑 반미 메시지 주목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기념하는 군사 퍼레이드에 앞서 지난 8월 20일(현지시간) 베이징 교외 군사캠프에서 훈련중인 중국 민병대 여성대원들이 행진하고 있다. [AP·연합]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 이달 초 ‘항일전쟁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으로 안팎에 군사력을 과시한 중국이 이번에는 대규모 군사·안보 포럼으로 ‘군사굴기’를 이어간다.

1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17~19일 베이징 국제 컨벤션센터에서 제12회 ‘상산(香山) 포럼’을 개최한다. ‘국제 질서 공동 수호와 평화적 발전 촉진’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는 100여개국 국방·군사 지도자와 싱크탱크 전문가, 학계 인사 등 18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과 미국이 이른바 ‘틱톡 딜’이라 불리는 무역협상을 마무리 짓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행사에서 미국에 대한 견제 메시지를 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산포럼은 2006년 중국 국방부가 출범시킨 연례 다자 안보 회의로,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싱가포르 아시아 안보회의)’로도 불린다.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주관하는 행사지만, 시 주석이 축하 서한을 보내 중국의 안보 구상과 국제 질서 비전을 홍보하는 것이 관례로 자리잡았다.

로이터 통신은 안보 분석가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이달 초 (열병식에서) 제시한 국제 질서에 대한 비전을 샹산포럼을 통해 추진할 것”이라며 대미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시 주석은 지난 3일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에 맞서는 단결을 촉구했다. 이는 사실상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게 국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샹샨포럼에서는 각국 인사들이 열병식 때 공개됐던 최신 무기와 관련해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얻으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열병식에서 중국은 전 지구를 사정권으로 하는 핵 탑재 미사일 둥펑(東風·DF)-5C와 장거리 미사일 DF-61, 최대 사거리 5㎞ 수준의 DF-26D,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DF-17 등을 공개했다. DF 계열 외에도 미 항공모함을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잉지(鷹擊·YJ)-21 극초음속 미사일 등 YJ 계열 미사일, 미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JL)-3 등 JL 계열 미사일도 선보였다.

제임스 차르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올해 샹샨포럼에 참여하는 외국 대표단은 인민해방군의 일부 무기 체계에 대한 기술 정보를 더 많이 얻으려 할 것”이라면서 “이 행사는 중국의 진화하는 군사 현대화와 세계 최대 규모인 인민해방군의 리더십에 대해 알아볼 기회”라 말했다.

서방에서는 이번 상산포럼에 비교적 격이 낮은 수준의 대표단을 파견, 행사를 비공식 대표 안보회의로 간주하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방부 부차관보를 파견했던 미국은 올해에는 베이징 미국 대사관의 국방 무관을 참석시킬 예정이다.

그 외 찬춘싱 싱가포르 국방부 장관, 모하메드 칼레드 노르딘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이 참석한다. 한국에서는 국립한국국방대학교 관계자가 참석할 예정이며, 황재호 한국외대 글로벌안보협력센터 소장 겸 국제학부 교수가 둘째 날 ‘아시아 태평양 안보 협력’에 대해 발표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그밖에 러시아, 프랑스, 브라질, 나이지리아, 베트남 등이 샹샨포럼에 대표단을 보낼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남중국해를 둘러싼 안보 긴장이 심화하는 가운데 행사를 진행,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중국은 3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함’을 최근 대만해협을 통과해 남중국해 인근 해역에서 훈련하게 하면서 남중국해의 긴장을 고조시킨 바 있다. 이후 중국군은 미국 구축함 ‘히긴스’와 영국 호위함 ‘리치먼드’가 대만해협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잘못된 신호를 전달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9일에는 둥쥔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통화해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어떠한 시도나 간섭도 좌절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이어 이튿날인 10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통화하며 “최근 미국은 부정적 언행으로 중국 내정에 간섭했다. 대만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해선 반드시 언행을 조심하라”고 재차 비판했다.

안보 긴장은 여전하지만, 미국과 중국 양국은 정상 간 회담 성사를 위한 물밑 작업도 진행중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중인 무역협상은 마무리 단계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오는 19일 양국 정상의 통화도 예정되어 있다. 앞서 블룸버그는 미중 정상이 다음달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