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몇 시간만’ 선택형 보육 인기
저비용·넓어진 이용시간에 만족도↑
서울 전 자치구 확대…시설은 부족
저비용·넓어진 이용시간에 만족도↑
서울 전 자치구 확대…시설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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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미정 씨가 딸 주하와 ‘서울형 시간제 어린이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손인규 기자 |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 11개월 남자아이 로하를 키우는 이정은(37) 씨는 현재 육아휴직 중이다. 지금은 온전히 육아에 집중하고 있지만 곧 복직을 앞두고 있어 복직 후 맡게 될 업무를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있을 때에는 사실상 딴짓 할 겨를이 없다. 놀아달라는 아이에게 붙잡혀 있다 보면 밤이 되면 지쳐 잠들기 바쁘다. 그런 이씨에게 5개월 전부터 자유시간이 생겼다. 오전 3~4시간 동네 어린이집에 로하를 맡기는 이씨는 이 시간에 집안일과 운동도 하고 복직을 위한 공부도 하고 있다.
이씨가 이렇게 오전 시간을 유용하게 쓸 수 있게 된 건 올해 초 ‘서울형 키즈카페’에서 본 ‘서울형 시간제 전문 어린이집’ 홍보 포스터를 보고 나서다. 하루 종일 아이를 맡기지 않고 원하는 시간 동안만 아이를 맡아주는 어린이집이 있다는 것에 이씨는 로하가 6개월이 됐을 때부터 동네에 있는 ‘지혜로운 어린이집’에 로하를 맡기고 있다.
이씨는 “아이가 아직 어려서 어린이집 종일반에 보내기에는 불안과 걱정이 있었다”며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지만 하루 종일 아이와만 있다 보니 저도 힘들고 아이도 지루해 하는 것 같았는데 원하는 시간만 맡길 수 있어 저도 그렇고 아이 사회성 발달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서울시가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의 하나로 시작한 서울형 시간제 전문 어린이집이 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시간제 어린이집은 기존 어린이집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취학 전 보육 연령대(6개월~7세) 아이라면 필요할 때 누구나 시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시간제 보육서비스다. 부모 또는 조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서울시에 거주하거나, 부모의 직장이 서울시인 경우 이용 가능하다. 아이당 월 최대 60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
16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부모는 병원 진료 등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밀린 집안일을 해야 할 때, 운동 등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할 때, 유치원 등 방학 기간일 때 등 몇 시간 동안 아이를 맡겨야 할 때 시간제 어린이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신청은 이용일 14일 전부터 하루 전까지 온라인(서울시 보육포털)으로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갑자기 당일에 맡겨야 하는 일이 생기면 어린이집에 전화로 신청할 수 있다.
양미정 지혜로운어린이집 원장은 “미리 시간을 예약하는 부모님도 계시지만 급한 일이 생겨 당일 전화하시고 아이를 맡기는 경우도 있다”며 “시간제로 이용하는 어린이라고 종일반 어린이들과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해 아이들이 소외되거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8개월 여자아이 주하를 키우는 표미정(39) 씨는 근무시간이 유동적이어서 상황에 따라 아이를 시간제 어린이집에 맡기고 있다. 본인이 야근해야 하는데 남편도 저녁 일정이 있는 경우 시간제 어린이집의 도움을 받고 있다. 표씨는 “갑자기 둘 다 시간이 안 될 경우라도 시간제 어린이집이 있어 마음이 편하다”며 “제 경우 육아에 더 참여하고 싶어서 종일반 어린이집보다는 시간제 어린이집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제 어린이집의 또 다른 장점은 저렴한 이용료와 이용 시간이다. 보육 서비스 이용료는 시간당 2000원. 한 달 60시간을 다 채운다고 하면 12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이용 시간도 확대됐다. 표씨는 “정부에서 하는 시간제 보육 서비스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여서 아이를 데리러 가기 빠듯할 때가 있다”며 “하지만 서울시 시간제 어린이집은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여서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높은 만족도 덕분에 이용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가 시범운영을 시작한 지난해 6~12월(7개월) 이용 실적은 2079건·7821시간이었는데 올해 1~7월에는 2875건·1만2419시간으로 1.5배 가량 증가했다. 이에 서울시는 기존 18개 자치구에 더해 이달부터 나머지 7개 자치구에서도 ‘서울형 시간제 전문 어린이집’ 운영을 새롭게 시작하기로 했다.
다만 자치구마다 시간제 어린이집은 한 곳씩뿐이어서 많은 부모가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주부 박모 씨는 “시간제 어린이집이라는 좋은 서비스가 있는 건 알지만 해당 어린이집이 집에서 멀어 이용은 못하고 있다”며 “집 근처 어린이집에 이 서비스가 생기면 이용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까지 25개 자치구로 확대했고 이후 예산 확보, 이용자 수요 조사 등을 거쳐 추가 설치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손인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