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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미술품·음원 쪼개 판다…비상장주식·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제도화 [투자360]

장외거래소 최대 2곳 인가 추진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정부가 비상장주식과 조각투자(자산을 쪼개 다수에게 판매하는 방식) 장외거래소(유통플랫폼) 제도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1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이번 제도화로 그간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 아래 시범 운영되던 장외거래소가 정식 제도권에 편입되며, 전용 투자중개업 인가 단위도 신설됐다.

시행령 개정으로 비상장주식과 조각투자 거래소 영업에는 각각 별도의 인가가 필요하다. 최소 자기자본 요건은 60억 원(전문투자자 대상일 경우 30억 원)으로 설정됐으며, 매매체결 전문인력과 전산인력 등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매수·매도 호가 공개, 투자자 대상 재무정보와 기초자산 운용현황 공시 등 업무 기준도 마련됐다.

금융위는 특히 조각투자 거래소의 인가 수를 최대 두 곳으로 제한했다. 조각투자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플랫폼이 난립하면 거래 유동성이 분산돼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수 신청사가 몰리면 외부 전문가 평가위원회가 일괄심사를 진행하며, 컨소시엄 구성·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참여·신속한 서비스 개시 역량 등에 가점이 부여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거래 편의성도 개선된다. 샌드박스 시절에는 같은 증권사 계좌를 이용하는 투자자끼리만 거래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예탁결제원 연계를 통한 증권사 간 결제가 허용된다. 또한 기존에는 사업자가 발행한 조각투자 증권만 자사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다양한 사업자가 발행한 증권을 한 곳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업계에서는 루센트블록, 카사, 펀블, 뮤직카우, 에이판다, 갤럭시아머니트리, 한국ST거래 등 7개 샌드박스 사업자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인가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는 증권사와의 컨소시엄이다. 금융당국이 심사 가점 항목에 이를 포함시킨 만큼, 증권사와 손잡은 플랫폼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제도가 금융 혁신보다 기존 사업자 보호에 치우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사 기준 가운데 ‘신속한 서비스 개시 역량’ 항목은 사실상 기존 샌드박스 사업자들만 충족할 수 있는 조건이라는 점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기존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 6곳 가운데 2곳을 뽑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신규 진입을 준비해온 업체들에게는 문턱이 지나치게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각투자 시장은 지난해 거래 규모가 145억 원에 그칠 정도로 이미 침체돼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특정 업체만 선별해 기회를 주면 시장 활성화는 요원하다. 다양한 사업자들이 함께 참여해야 생태계가 살아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제도권 편입을 통해 투자자 보호 장치가 강화되고 거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크다. 업계에서는 침체됐던 조각투자 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제도화는 국회에서 본격화되는 토큰증권(STO·토큰증권 발행) 법제화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이 이뤄지면 조각투자 역시 전자증권 체계로 편입돼 보다 안전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거래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