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강릉 시민들 “누런 녹물도 감사, 소변도 참는다” 최악의 가뭄에 ‘필터대란’까지…저수율 나아지나

심각한 가뭄 피해를 겪고 있는 강릉 시민들이 수돗물 단수와 녹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 지역 아파트에서 단수와 재급수가 반복되면서 주민 불편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녹물이 쏟아져 나와 샤워기 필터 수요가 급증하는 등 필터 대란까지 빚어졌다.

샤워기 헤드 필터를 판매하는 킷플은 16일 소셜미디어에 “강릉 아파트 쪽 단수 때문에 녹물 문제가 심각하다는 거 같은데, 재고가 많진 않지만 5명 정도에 보내줄 수 있을 거 같다”며 “필요한 친구들은 연락 달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에 강릉에 거주하고 있다는 이용자들은 “요즘 마지막에 생수로 헹궈서 마무리 한다”, “강릉 사는데 우리도 필터가 갈색이다”, “필터 사용해도 투명한 뭔가가 떠다녀서 양칫물로도 못쓰고 있다”며 호응했다.

시간별 단수 시행에 돌입한 강릉 아파트들 [소셜미디어]

제한급수 12일째…“녹물도 감사하다”

강릉시는 가뭄이 계속되면서 지난 6일부터 제한 급수에 들어갔다.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내 아파트와 숙박시설 중 물탱크 용량이 100톤 이상인 123곳이 제한 급수 대상이다. 밸브를 잠가 수도 공급을 차단하고 저수조 내 물이 2~3일 뒤 고갈되면 급수차를 동원해 급수하기로 했다. 아파트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일부 아파트에서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하루 3~5시간씩만 물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녹물과 이물질이 나오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수압 변화로 수도관 내부에 충격이 가해지며 쌓여 있던 녹과 오래된 침전물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한 시민은 “하루 만에 샤워기 필터가 까맣게 변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도 “아파트인데 필터가 이틀을 못 간다. 포기 상태”라고 불편을 호소했다. 현재 피해 지역 인근 마트에는 단수 관련 용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민은 “하루 만에 샤워기 필터가 까맣게 변했다”며 “그래도 물이 나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일부 주민들은 녹물이라도 나오는 것에 감사하다는 심정을 전했다. 한 주민은 “화장실도 물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 가야 한다”며 “수압도 줄어서 휴지 많이 쓰면 변기가 막힌다. 9시 전에 모든 일정을 마치고 수면에 들어야 한다. 생수통 10개씩 받아놓고 있는데 언제까지일지 모른다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강릉시민 ‘젖줄’ 오봉저수지 저수율 상승, 가뭄 나아질까

지난 14일 강릉지역 87%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갈라진 바닥. [연합]

강릉 지역 식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5일 연속 상승했다.

16일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6.5%로 전날 공식 저수율(16.3%)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저수율은 5일 연속 상승세다.

지난 13일 강릉에 내린 단비와 소방 당국의 급수지원 등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강릉 시민들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 단비가 내렸지만 해갈엔 역부족이었다. 지난 16일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최대 5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렸지만, 강릉은 1㎜에 그쳤다. 식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6.6%까지 올랐지만 평년치(72.0%)와 비교하면 5분의1 수준이다.

강원도와 강릉시는 소방차와 군부대 차량 등을 동원해 하루 4만톤에 가까운 물을 오봉저수지와 홍제정수장으로 퍼 나르는 운반급수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주민 고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가 확보한 예상량은 4만4000톤 수준으로 남대천 용수 개발을 통해 오봉저수지까지 5877톤을 공급한다.

이밖에 남대천 지하수 관정 개발로 홍제정수장까지 2000톤을 확보하고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활용, 남대천 임시 취수장에서 홍제정수장까지 5740톤을 공급한다. 이밖에 군부대·소방 차량 운반급수로 9408톤을 지원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