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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주에 낙태당한 아기, 산채로 냉동고 들어가 사망…집도의 혐의 인정

36주 자신의 아기를 낙태시킨 권모 씨.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임신 36주 차 임산부 임신중절(낙태) 수술을 하는 등 산모 500여명을 알선 받아 낙태를 해 14억 원이 넘는 수술비를 챙긴 병원 원장과 집도의가 첫 재판에서 살인을 비롯한 관련 혐의 전부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18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 윤 모(80) 씨와 집도의 심 모(61) 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윤 씨와 심 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했다.

반면 낙태 수술을 받은 20대 산모 권 모 씨 측은 “낙태 목적으로 시술을 의뢰해 태아가 사망한 것은 맞지만 살인을 공모한 사실은 없다”며 “태아가 어떻게 사망했는지 모르고 고의가 없다”고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병원에 환자를 소개·알선한 브로커 한 모 씨와 배 모 씨도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 대부분이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 만큼, 오는 11월13일 제 2회 공판을 마지막으로 재판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수사결과에 따르면 심 씨는 지난해 6월 25일 권 씨에 대해 제왕절개 수술을 해 태아를 출산시킨 뒤 미리 준비한 사각포로 덮고 냉동고에 넣는 방법으로 살해했다.

당시 진료기록부에는 권 씨 건강에 대해 ‘출혈 및 복통 있음’ 등 허위 사실을 기재하고 태아가 사산한 것처럼 꾸몄다. 해당 수술일에는 폐쇄회로(CC)TV도 설치하지 않았다. 수술 사실이 논란이 되자 태아의 사산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해 화장대행업자 등에 보여주기도 했다.

윤 씨는 수년 전 입원실·수술실·회복실을 폐쇄하는 허가를 받은 뒤에도 2022년 8월~2024년 7월 입원실 3개와 수술실 1개를 운영하며 낙태 환자들만 입원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심 씨는 건당 수십만 원의 사례를 받고 낙태 수술을 집도했다.

이 기간 브로커를 통해 낙태를 원하는 산모 527명을 알선받아 14억 6000만 원의 수술비를 취득하고, 브로커들은 3억 1200만 원의 이득을 챙겼다.

현행 모자보건법상 임신 24주를 넘는 낙태는 불법이다. 하지만 2019년 4월 형법상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처벌 규정은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