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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과도한 행정규제, 기업활동 막아”

규제개선 32건 국무조정실에 건의
과도한 자료 요구·중복조사 개선
수요자·현장중심 제도 정착 시급

한국경제인협회는 기업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유연한 사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32건의 규제 개선 과제를 발굴해 정부에 건의했다. 사진은 반도체 생산라인 모습 [헤럴드 DB]

#. 반도체 제조업에 종사하는 A사는 공정 효율화를 위해 기계설비를 공장 내 다른 위치로 옮겼다가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최초 설치 당시 이미 안전 심사를 받았지만, 위치를 옮길 경우 새로 심사 받아야 하는데 이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8일 약 32건의 ‘행정편의적 규제 개선 과제’를 발굴, 국무조정실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한경협은 유연한 사업 환경 조성을 위해 복잡·불필요한 절차가 있거나, 과도한 자료 요구·기관들이 중복으로 조사하는 경우, 불명확·경직적인 규제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행정 편의를 위한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정리하겠다’, ‘행정 편의적인 또는 과거형, 불필요한, 필요하지 않은 규제들은 최대한 해소 또는 폐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위의 사례가 대표적인 불필요 절차다. 단순한 설비 위치 변경에도 유해위험방지계획서 등 각종 서류 제출과 수수료를 내고 심사를 거쳐야 하고, 이를 어기면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를 물 수 있다. 또 가설건축물 해체 시 일반 건축물과 달리 멸실 신고가 자동 처리되지 않아 이중 신고 부담이 발생한다.

자료 요구 규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기업은 수출입신고필증 등을 최대 5년간 종이 서류나 이미지 파일 형태로 별도 보관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 언제든 조회할 수 있는 자료를 출력 또는 디스크 등 전산 매체에 다시 보관하도록 하는 것은 불필요한 규제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중소벤처기업부와 공정위가 각각 시행하는 수·위탁거래 실태조사와 하도급거래 실태조사도 조사 내용이 중복돼 기업이 느끼는 행정 피로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불명확한 규정도 개선이 요구된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전염될 우려가 있는 질병’으로만 근로 금지·제한 대상을 규정해 감기·결막염 등 단순 감염성 질환에도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낼 수 있는 법 위반 소지가 발생한다.

또 고압가스 제조시설은 ‘착공’의 정의가 모호해 일부 지자체가 사전 허가를 요구, 사업 지연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복잡한 절차, 불필요한 서류 요구, 중복 조사, 모호한 규정은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대표적 행정편의적 규제”라며 “수요자·현장의 관점에서 규제를 개선해 나간다면 행정 효율성이 제고될 뿐만 아니라, 기업이 혁신과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