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산업·중기 총출동…범정부 TF도 발족
美 조지아 현지서도 “비자 제도 전면 재검토”
美 조지아 현지서도 “비자 제도 전면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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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서 미국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한미 양국이 최근 2차례 과장급 실무협의를 열고 ‘한미 비자 워킹 그룹’ 출범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워킹그룹은 미국 내 한국 기업 근로자들의 비자 문제를 다루는 전담 협의 채널로, 비자 발급 확대와 제도 개선 논의가 얼마나 신속히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외교부는 전날 “외교부와 주한미국대사관, 주미한국대사관과 미 국무부 간 2차례 과장급 실무협의가 열렸다”고 밝혔다. 한국 측은 워킹 그룹의 운영 구상을 미국 측에 전달하며 “제1차 회의를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열자”고 제안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10일 외교장관 회담과 14일 외교차관 회담에서 조지아주 현대차-LG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 구금 사건과 같은 유사사례 재발 방지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실무협의체를 창설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외교부는 미측과 지속적인 실무 협의를 통해 워킹 그룹 개최를 앞당기겠다며 의지를 보이고 있다.
범정부 차원에서도 미국 비자 문제 해결을 위한 범정부 TF(태스크포스)가 꾸려져 첫 회의를 열었다. 전날 발족한 TF에는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한국경제인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도 참여했다.
이어진 회의에서는 한국 기업의 비자 발급 애로사항, 인력 파견 수요 및 계획 등 대미 협의에 필요한 사항들을 점검했고, 비자문제 개선을 위해 우리측이 미측에 제기할 사항들을 포함한 대미 협의계획도 논의에 포함됐다.
한국 근로자의 비자 확대 요구는 미국 현지에서도 커지고 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리비안 전기차 공장 착공식에서 “미국의 비자 제도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사건은 현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기업이 겪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주 일어난 일을 외국 기업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투자 위축 우려까지 언급했다.
트립 톨리슨 서배너 경제개발청장도 17일(현지시간) 서배너 모닝 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인 노동자들이) 돌아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현대차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장비를 설치하고 배터리 셀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미국 지방정부와 경제단체까지 나서 비자 제도 개선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워킹그룹이 단순한 외교 협의체를 넘어 비자 발급 확대의 교두보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우리 정부는 먼저 기업 인력의 미국 입국 절차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미국에 약속한 첨단 제조업 투자와 공급망 안정에 직결되는 문제로, 미국 역시 투자 유치와 현지 고용 창출·인력 훈련을 위해 외국 인력 유입을 마냥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특별 비자인 ‘E4’를 신설하는 ‘동반자법’ 통과 등 미국 연방 차원의 제도 개편은 의회 논의와 이민 행정 절차가 얽혀 있어 단기간 성과 도출은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한미 워킹 그룹은 단기적으로는 기업 인력의 원활한 비자 발급 확대, 장기적으로는 제도적 보완을 병행하는 ‘투트랙’ 접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금 모멘텀을 놓치면 아쉬울 수 있다. 미 의회의 입법은 워킹그룹이 할수 있는 일을 넘어설 수 있다”면서 “워킹그룹이 해야 할 일은 구금됐던 근로자의 불이익이 없도록 제도화해야하고, 구금 사태가 되풀이되는 행정조치가 필요하다. 과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경우와 같이 우리 근로자들도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일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