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합리성 보장하는 세부 합의 과제”
“불안정한 상황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미일 심화에 중러북 긴장 악순환”
“불안정한 상황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미일 심화에 중러북 긴장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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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1차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통화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대로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인출해 미국에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 때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관세 협상이 투자 방식에 관한 이견으로 아직 문서화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 순방길에 오르기 전 외신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 측의 입장을 설명했다.
미국은 최근 일본과 맺은 관세 협상 방식을 한국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며 “합의를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금을 미국이 통제 가능하다고 발언했지만, 우리나라는 재정 위험을 줄이는 안전장치를 추가했으며 무조건적인 재정지원이 아닌 상업적으로 타당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방식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양측 이견 확대에 따른 ‘협상 결렬 가능성’을 묻자 “혈맹 사이에서는 최소한의 합리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과 같은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로 일본은 한국의 4100억 달러 외환보유액의 두 배가 넘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으며, 엔화는 기축 통화이고, 이미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거듭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하는 세부 합의를 마련하는 것이 지금의 핵심 과제이자 가장 큰 장애물”이라며 실무 협의에서 제시된 제안들은 상업적 타당성을 보장하지 못해 간극을 메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간 관세 협상 기간을 두고 이 대통령은 “불안정한 상황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다”며 협상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를 통해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사태에 대한 국내 여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이 ‘가혹한’ 대우라며 분노했다”면서 “이런 일이 한국 기업들로 하여금 미국 투자를 꺼리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동자의 체류를 허용하겠다고 제안한 점을 들어 “(이번 사태가) 의도적이라고 믿지 않는다. 미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했으며, 합리적인 조치를 찾기로 합의했고 현재 이를 추진 중”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있었던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등 중·러·북 밀착 우려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법으로 “단순한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충분치 않으며, 대화와 조율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면서 “사회주의 국가들의 진영과 한국을 포함한 민주·자본주의 국가들의 진영 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으며,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충돌의 최전선에 설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미·일 협력이 심화될수록 중·러·북 협력도 밀착하는 긴장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며 “한국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출구를 찾아야 하며, 평화공존의 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