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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도 발 뺀 위스키 시장…빙하기 오나

2년 연속 위스키 수입량 감소세
롯데칠성음료, 위스키 신사업 백지화
업계, 2030세대 집중 공략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바앤스피릿쇼에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주류를 시음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국내 위스키 시장이 2년 연속 침체에 빠졌다. 대형 업체들은 신사업 계획을 접고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2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위스키 수입액은 1억4875만달러(약 2074억원)로 전년 동기(1억6307만달러)보다 8.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량은 1만7526톤에서 1만5662톤으로 11.9% 줄었다.

위스키 시장은 코로나19 시기 호황을 맞으며 수입량이 2021년 1만5661톤에서 2023년 역대 최대인 3만586톤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2만7441톤으로 전년 대비 10.3% 꺾인 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 위스키 시장이 빙하기에 갇힐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19가 끝나고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위스키는 소주·맥주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아 소비자 지갑 사정에 따라 수요가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주요 업체들도 위스키 시장에서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다. 롯데칠성음료는 제주도에 증류소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백지화했다. 부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위스키 시장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고물가에 따른 위스키 소비는 둔화했고 소비자 관심 또한 줄며 위스키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신세계L&B는 지난해 초 제주도 위스키 증류소 건립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업계 불황에 실적 부진까지 겹치자, 주요 사업인 와인 유통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신세계L&B는 지난해 9월 오비맥주에 제주소주까지 매각하며 사업을 재편하는 중이다.

일각에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위스키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다양한 종류의 주류나 음료를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 문화와 저렴하게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도 2030세대를 겨냥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골든블루는 대만 위스키 ‘카발란’을 수입하고 있다. 박찬욱 감독, BTS 멤버 RM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탄 위스키다. 지난해 국내 카발란 출고량은 2021년 대비 1123.5% 폭증했다.

일본 위스키 중에서는 일본 산토리가 생산하는 히비키·야마자키·가쿠빈 등이 인기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7월 일본산 프리미엄 위스키 브랜드 ‘후지’ 시리즈 4종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초 기존 위스키 사업인 ‘스카치 블루’ 패키지를 리뉴얼했다. 기존 제품보다 가격을 낮춘 ‘클래식’ 제품을 선보이며 2030세대의 접근성을 높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2030세대의 선택을 받으려면 맛뿐 아니라 디자인과 브랜드 스토리도 중요하다”며 “위스키 수입업체들이 자신만의 취향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겨냥해 다양한 제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