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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年 5조 직격탄인데”…韓·美 관세 협상 장기화 국면에 국내 車업계 ‘촉각’ [비즈360]

李 대통령, 외신 인터뷰서
3500억 달러 전액투자에 난색
“혈맹관계, 최소한 합리성은 지켜야”
현대차, 정공법으로 위기 돌파

현대자동차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차량이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한국과 미국 정부의 관세 협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완성차업계의 손익계산이 한층 더 복잡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미국 측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한국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자, 업계 일각에서는 협상이 해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2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달러 투자를 현행 방식대로 집행한다면 외환위기 수준의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비자 문제를 비롯한 제반 현안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성급히 협상을 추진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 불안정한 상황을 조속히 끝내야 한다”며 “혈맹 관계라면 최소한의 합리성은 지켜질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조지아주 현대차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수백 명을 단속·구금한 사건과 관련 이 대통령은 “한국인들은 가혹한 대우에 분노했다”면서 “이번 사건이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향후 뉴욕 방문을 앞두고서도 “한미 간 정상회담과 관세 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당분간 협상 테이블 복귀가 쉽지 않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양국의 협상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경우 우리 수출업계 입장에서는 단기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말까지 관세 누적 손실액이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GM 역시 분기마다 7500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올해 연간 피해액이 2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생산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43.5%로, 토요타(57%)보다 낮았다. 현지 생산 비중이 낮은 차종일수록 관세 충격을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실제로 2분기 실적에서 현대차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8%, 기아는 24.1% 줄었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관세 여파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량은 143만여대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체 자동차 수출액 707억 달러 가운데 절반 가량(347억 달러)이 미국 시장에서 나왔다. 관세 부담이 지속될 경우 수출 효자산업으로 꼽히는 완성차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반면 일본은 지난 7월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며 완성차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다. 최대 경쟁국과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국내 완성차업계 부담은 더 커진 셈이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협상 지연은 곧 손실 확대”라며 “정부가 속도감 있게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는 이러한 위기 상황의 돌파구로 ‘정공법’을 내세우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 직후 취재진과 만나 “관세가 부과됐다고 해서 곧바로 차량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지금은 시장에서 스마트하게 행동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용은 늘어나지만 판매를 확대하면 수익성도 방어할 수 있다”며 “더 나은 기술과 품질, 공급망을 구축해 성과를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관세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당장 가격 인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현지 생산 거점도 점차 늘려나간다. 우선 조지아주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50만대로 확대한다. 2030년 이전까지 중형 픽업트럭을 내놓고, GM과 합작해 중남미·북미용 차량 5종도 공동 개발한다.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와 협업해 HMGMA산 아이오닉 5에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고, 아마존 오토스를 통한 온라인 판매도 확대한다.

더불어 오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글로벌 전역에서 77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연구개발비(R&D) 30조9000억원을 비롯해 설비(CAPEX) 38조3000억원, 전략투자 8조1000억원 등이다. 이를 통해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8~9%를 달성하고, 배당성향 최소 35%, DPS(주당배당금) 1만원 이상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