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위장수사 시행 이후 2171명 검거
올해부터 성인 피해자 사건까지 수사범위 확대
올해부터 성인 피해자 사건까지 수사범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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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0월 텔레그램 성착취방을 운영한 조주빈이 탄 차량이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강력 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경찰이 위장수사 제도가 도입된 이후로 지난 4년간 총 2171명의 디지털 성범죄자를 붙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는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까지 위장수사 범위를 넓히며 범죄 차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21년 9월 24일 위장수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765건의 위장수사를 실시해 총 2171명(구속 130명)을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특히 경찰은 올해 6월 4일부터 시행된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위장수사도 36건을 실시해 93명(구속 1명)을 검거했다.
n번방·박사방 사건 계기로 도입된 ‘위장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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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레그램 성 착취 대화방인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 이상섭 기자 |
일선 시도 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성폭력처벌법과 청소년성보호법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위장수사로 성과를 내고 있다.
광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8월 성인 피해자의 얼굴을 합성한 허위영상물을 제작하고 피해자와 가족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피의자 A(31·남) 씨를 ‘신분 위장 수사’로 검거하고 구속했다. 한편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023년 12월부터 텔레그램을 개설해 허위영상물 3만6086개를 제작·유포한 운영자 B(15·남) 씨 등 3명과 제작·유포·구매자 235명을 ‘신분 비공개 수사’를 활용해 올해 3~5월 순차 검거했다.
위장수사 제도는 2018~2020년 텔레그램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해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던 n번방·박사방 사건 등을 계기로 청소년성보호법이 개정되면서 2021년 9월 처음 도입됐다. 이는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증거능력 있는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신분을 위장해 수사할 수 있도록 수사 특례를 마련한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제도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인 경우에만 위장수사를 할 수 있어 피해자가 성인인 경우에는 위장수사가 곤란한 문제점이 있었다. 특히 2024년 하반기부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조작 영상(딥페이크) 성범죄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허위영상물·불법촬영물 등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도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결국 성폭력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이 이뤄진 뒤 올해 6월 4일부터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성인인 경우에도 위장수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위장수사 검거 인원 작년 대비 66.7%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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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헤럴드DB] |
경찰에 따르면 위장수사는 수사방법과 절차 등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경찰관 신분을 밝히지 않거나 부인하는 방식으로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신분 비공개 수사’가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문서·도화·전자기록 등을 활용해 경찰관 외 신분으로 위장하는 방식으로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신분 위장 수사’다.
위장수사 실시 통계를 보면 전체 위장수사 765건 중 판매·배포 등 유포 범죄가 591건(77.3%)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서 제작 등 범죄 102건(13.3%), 성 착취 목적 대화 범죄 46건(6%), 구입·소지·시청 등 범죄 25건(3.4%)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위장수사 검거 인원 2171명 중 판매·배포 등 유포 혐의 피의자가 1363명(62.8%)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구입·소지·시청 등 피의자가 530명(24.4%), 제작 등 피의자가 211명(9.7%), 성 착취 목적 대화 피의자가 67명(3.1%) 순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현재 익명의 피의자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성 착취물 등을 제작·유포하는 경우 위장수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유포 혐의 피의자를 검거하면서 구입·소지·시청 등 피의자까지 함께 검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올해 8월 31일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위장수사 검거 인원은 387명에서 645명으로 약 66.7% 증가했다.
한편 신분 비공개 수사의 경우 국회에는 반기별로, 국가경찰위원회에는 수사 종료 시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법령상 규정돼 있다. 경찰은 이에 대해 국회와 국가경찰위에 관련 자료 제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며 법령에 따른 통제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한 위장수사 관련 절차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청 주관으로 위장수사 현장점검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디지털 성범죄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고 음성화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위장수사를 통해 범죄를 반드시 근절해 나가겠다”며 “성 착취물의 경우 장난으로 제작하거나 단순 호기심으로 소지·시청하는 것만으로도 엄격히 처벌되므로 이에 대해 특별히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