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기 법무법인 율촌 고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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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욘드 리스크(김왕기 지음) [메디치미디어]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최근 SK텔레콤, KT, 롯데카드 등 굴지의 기업에서 연이어 해킹사고가 발생했다. SK텔레콤은 사고 이후 가입자 약 72만명을 잃었고 롯데카드는 6500여명의 고객으로부터 소송을 당할 처지에 있다.
위기가 사고에서만 오는 건 아니다.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의 각종 구설 등으로 불매운동과 점주 이탈을 마주했고 롯데그룹은 온라인에 확산된 유동성 위기 지라시로 주가가 급락하는 피해를 봤다.
‘비욘드 리스크’의 저자 김왕기 법무법인 율촌 고문은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떻게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제시한다.
오늘날의 위기는 거대 기업 오너나 정치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견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인기인은 물론 일반 개인에게도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플랫폼의 등장은 작은 불씨를 순식간에 대형 화재로 번지게 만들었고 미투, 갑질방지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사회·법적 환경 변화는 과거의 관행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게 한다.
“평판을 쌓는 데 20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데는 단 5분이면 충분하다”는 워런 버핏의 경고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변에서는 ‘5분의 붕괴’가 반복되고 있다. 사회 인식과 제도가 빠르게 변하면서 ‘관행’으로 넘어갔던 일이 이제는 치명적인 위협으로 바뀌고 있다.
‘비욘드 리스크’는 모든 개인과 조직이 직면할 수 있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왜 어떤 조직은 작은 균열에 무너지고, 어떤 조직은 거센 폭풍을 뚫고 살아남는가?”
저자는 위기관리의 본질을 ‘정교한 교본’이 아닌 ‘인식의 전환’이라고 강조한다. 아무리 잘 짜인 매뉴얼도 변화에 눈 감은 태도, 겸손의 부재, 유연성 없는 대응 앞에서는 한 장의 종이조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동차 보험이 사고 이전의 대비이고 종합병원이 긴급한 순간 협업으로 생명을 구하는 것처럼 위기관리도 평소 준비와 실전 대응이 긴밀히 맞물려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다.
특히 저자는 “내가 뭘 잘못했다고”라는 잘못된 자기 인식이 위기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한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순간 문제는 더 증폭되고, 공감과 신뢰는 끊어진다. 위기 극복의 첫걸음은 사과나 대응의 기술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책임을 수용하는 태도라는 점을 일깨운다.
책은 위기를 스스로 불러오는 리더의 언행, 국민 정서가 촉발하는 파장, 컨트롤타워 부재가 불러온 참사,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참모의 부재 등 현실 속 위기 현장을 해부한다. 또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글로벌 금융기관, 한국 대기업 등 국내외 사례를 두루 아우르며 위기관리가 단순한 위기 회피가 아니라 조직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전략임을 보여준다.
언론과 정부 기관을 거쳐 금융기관과 법무법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력을 지닌 김왕기 저자는 공격수와 수비수, 그리고 제 3자의 객관적 입장에서 수십 년간 목격하고 대응해 온 수많은 위기 사례와 경험을 생생하게 엮어 평판 관리가 곧 조직의 생존 전략임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특히 징후를 읽는 법, 리더와 조직이 지녀야 할 덕목과 태도에 관한 통찰이 돋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