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2020~2025년 상반기 적발 실적
김현정 의원 “실효적 입법 보완 필요”
김현정 의원 “실효적 입법 보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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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최근 5년간 국내 식품·유통 기업들의 불공정 경쟁 행위 적발 사례가 12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행위가 시장 경쟁을 제한해 소비자 물가에도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입사가 소매가도 통제…최근 3년새 법 위반 더 늘어
25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식품·유통 기업은 총 12곳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2건, 2021년 1건, 2022년 0건, 2023년 4건, 2024년 4건, 2025년 1건 등으로 최근 3년새 크게 늘었다.
위반 유형은 재판매가격 유지가 6건으로 가장 많았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가 거래 상대방이나 유통 단계별 사업자에게 특정 가격으로 판매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재판매가격 유지는 유통 단계의 자율성을 제한해 소비자가 더 낮은 가격에 상품을 살 기회를 막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 테니스 용품 수입사 3곳은 2021년부터 올해 2월까지 테니스 라켓, 공, 가방, 신발 등의 온라인 최저 판매가격이 기재된 가격표를 도소매 거래처에 제공하고 이를 따르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았다. 수입사가 임의로 도소매 가격을 결정해 경쟁을 제한한 것이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시장 경쟁이 촉진되지 않으면 지배적 사업자가 가격을 사실상 결정하게 되고, 소비자는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어 피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 기타 사업활동방해, 불이익제공 등 사례도 적발됐다. 피자 프랜차이즈가 대규모 할인 행사로 신생 경쟁 사업자의 영업 활동을 방해하거나, 이커머스 플랫폼이 특정 입점사의 할인쿠폰을 무단 삭제해 다른 판매자의 구매를 유도한 경우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생 기업이나 신성장 산업에서는 공정 경쟁 의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우월적 지위를 교묘히 이용하는 방식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기업이 시장을 통제하면 정보력이 부족한 소비자가 가장 큰 피해를 본다”고 강조했다.
제재 억울한 업계 “제재 근거 불명확…합리적 판단 필요”
업계에서는 제재 근거의 명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공정위의 제재 조치가 법원에서 뒤집히기도 한다. 쿠팡의 경우 지난해 2월 공정위를 상대로 낸 33억원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쿠팡은 101개 납품업자에 경쟁 플랫폼의 판매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검색순위 알고리즘 조작으로 PB(자체브랜드) 상품을 우대했다는 혐의로 16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자 소송을 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제재가 억울하더라도 불복 과정이 큰 리스크가 되기 때문에 대부분 수용하는 분위기”라며 “명예 회복을 위해 행정소송을 제기해도, 세금으로 운영하는 정부를 상대로 합의금까지 요구하는 것은 부담”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은 버틸 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잘못된 행정 명령이 생존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며 “정부의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시장 내 가격 경쟁을 인위적으로 제한해 소비자 피해를 초래하는 행위를 엄중히 감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저렴하고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공정한 경쟁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의원은 “온라인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재판매가격 유지 행위와 같은 불공정 관행이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고 교묘해지고 있다”며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국회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