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9월 금융안정 상황 발표
한계기업 비중 2024년 기준 17.1%
부동산·숙박음식·석유화학 우려 커져
한계기업 비중 2024년 기준 17.1%
부동산·숙박음식·석유화학 우려 커져
![]() |
| 특정 산업의 구조적 성장 부진으로 우리나라 한계기업 비중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LG화학 공장 등이 입주한 여수 석유화학단지 [헤럴드DB]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우리나라 한계기업 비중이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나서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날로 늘어가는 형국이다. 부동산·숙박음식·석유화학 등 구조적 성장 부진에 직면한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상황(9월)에 따르면 2024년 말 전체 외감기업에서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기업 수 비중은 17.1%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0.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이 정도로 한계기업 비중이 높았던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1을 하회하는 기업을 뜻한다. 즉,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감당 못 하는 기업이다.
한계기업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기업의 비중도 더 상승했다. 한계상태가 3년 이상인 기업의 비중은 지난 2023년 36.5%에서 지난해 44.8%로 높아졌다. 한계기업 중 정상상태로 회복되는 기업의 비중도 2023년 16.3%에서 2024년 12.8%로 낮아졌다.
한계기업 중 부실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한계기업’ 비중도 기업 수(2023년 5.5%→2024년 7.0%) 및 신용공여액(5.8%→8.5%) 기준에서 모두 상승했다. 고위험 한계기업은 3년 연속 매출액 성장률이 0 미만인 기업이나 3년 연속 부채비율이 동종 업종의 중간값을 상회하는 기업이라고 한은은 정의했다.
한은은 “한계기업 비중이 장기간에 걸쳐 증가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계기업의 지속성이 강화되고 있으므로, 금융기관은 고위험 한계기업 및 공급과잉 이슈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취약 업종 한계기업에 대한 익스포저가 확대되고 있는 점 등에 유의해 기업신용 리스크를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39.4%)과 숙박음식(28.8%) 등 특정 산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방 부동산 경기 악화와 내수 부진으로 인한 현상으로 풀이됐다.
한은은 “2024년 중 전반적인 기업실적 개선에도 한계기업의 비중이 상승한 점 등에 비춰 최근의 한계기업 증가는 경기 요인뿐 아니라 구조적 요인 등에도 기인하는 바가 큰 것”이라며 “부동산 등 기존의 한계기업 과다 업종에 대해 구조조정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용공여액 기준으로 보면 글로벌 공급과잉 이슈 등이 부각되고 있는 석유화학(2023년 3.5%→2024년 14.0%) 및 전기전자(11.4%→18.1%) 업종 등에서의 한계기업 비중 상승이 두드러진 모습이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18.0%를 기록해 전년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도 1.2%포인트 늘어난 13.7%를 나타냈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기업 대출을 강화하려 하고 있지만, 한계기업의 비중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상태인 셈이다.
이와 관련 금융안정 상황 점검을 주관한 신성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경기적·구조적 업황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업종의 기업 부실 증가로 관련 익스포저가 큰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건설 및 지방 부동산 경기 부진 장기화, 일부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부실이 추가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금융기관의 건전성 관리 노력은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