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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 원위치에 한숨 돌린 금융당국…재정비 계기로 내부 분위기 수습

당정대, 금융당국 조직개편안 전격 철회
“금융조직 불안정, 경제 극복에 도움 안돼”
금융위·금감원, 환영 분위기 속 표정 관리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등 불씨도 남아 있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25일 금융위원회 해체, 금융감독원 분리 등을 골자로 하는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을 전격 철회했다. 사진은 금감원 직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 본원 앞에서 정부 조직개편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박성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25일 금융위원회 해체, 금융감독원 분리 등을 골자로 하는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을 전격 철회하기로 하면서 금융당국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대대적으로 반대 집회를 해 왔던 금감원은 물론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속앓이만 했던 금융위도 이번 철회 결정을 반기면서도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당국은 당분간 내부 분위기 수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을 재정비의 계기로 삼고 생산적 금융 전환과 금융 안정,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 주요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금융정책·감독분리 관련 긴급 고위 당정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정대는 당초 신속처리안건으로 처리하려 했던 금융위 정책·감독 기능 분리와 금융소비자원 신설 등을 이번 정부 조직 개편에 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고 금융위를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는 방안 등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금감위 설치법 등 연계 법안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방침이었다.

한 의장은 “경제위기 극복에 있어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금융 관련 정부 조직을 6개월 이상 불안정한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경제위기 극복에 도움이 전혀 안 된다는 것에 (당정대가) 공감했다”고 이번 철회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 이후 4개월 가까이 지속돼 온 금융당국 조직개편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됐다.

이날 철회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위 안팎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조직 해체 논란에도 정부의 일원으로써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이들이지만 철회 결정에는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그간 금감원과 달리 반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지도 못하고 속앓이만 했는데 정말 다행”이라며 “금융 관련 정책·감독 역할을 수행하며 축적된 전문성을 계속 활용해 나가라는 의미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금융위는 그간 물밑에서 진행해 온 내부 조직 개편 작업을 중단한다. 대신 생산적 금융 전환, 금융 안정을 비롯해 정부가 특히 강조하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을 위한 정책 수립·추진에 주력할 예정이다.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조직 개편 이야기가 나오는 중에도 가계대출 관리 등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해 왔고 좋은 결과가 뒤따르기도 했다”면서 “앞으로도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25일 금융위원회 해체, 금융감독원 분리 등을 골자로 하는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을 전격 철회했다. [헤럴드DB]

17년 만에 장외 집회까지 나섰던 금감원 직원도 안도했다. 금감원 직원들은 “그래도 한시름 놓았다”, “천만다행이다”, “전날 비 맞으면서 시위한 보람이 있었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금감원 직원들은 전날인 24일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국회 앞 도로에 집결해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와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정대가 기존 금융당국 조직개편 방향성에 대해 이견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추후 재추진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 한 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철회 결정을 발표하며 “필요하다면 추후 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금융감독 체계 개편이 전면 백지화인지, 아니면 추후 재추진하는지에 대해서도 “거기까지 논의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추후 어떻게 진행할지는 고민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금감원을 중심으로는 내년 초까지 공공기관 지정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소비자보호 기능 강화를 두고 내부 혁신 압박이 거세질 여지도 있어 보인다. 이날 한 의장은 “현행 체제를 유지하되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방안은 별도로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은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나 내년 1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금감원을 기타금융기관으로 넣을 것인지를 두고 재차 언급이 있을 것”이라면서 “개편안이 백지화된 데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나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내에서는 현행 금융감독체계가 더욱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것을 직원들이 직접 증명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윤태완 금감원 비대위원장은 “금감원이 잘 해서 바뀌었다기보다는 (금감원 분리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복잡한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조건부로 변화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우리의 목소리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직원들이 직접 증명해야 한다. 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내부에서도 많이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