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유럽상의 ‘2025 ECCK 백서’ 기념 간담회
韓 정부에 바라는 건의사항 소개
70건 중 35건이 규제개선 관련 ‘최다’
“작년 건의했지만 진전 없어…신속 검토”
韓 정부에 바라는 건의사항 소개
70건 중 35건이 규제개선 관련 ‘최다’
“작년 건의했지만 진전 없어…신속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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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립 반 후프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이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2차 상법 개정 추진을 보도한 8월 18일자 코리아헤럴드 1면 기사를 들어보이며 한국의 과잉 규제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김현일 기자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작년에 제안한 건의사항들이 명확한 기한이나 근거 없이 ‘장기검토과제’로 분류됐다. 한국 정부가 보다 협력적인 자세로 검토해주길 바란다”(토마스 카소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식품위원회 위원장)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정부를 향해 불합리한 기업규제 개선을 건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한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의 건의사항을 담은 ‘2025년도 ECCK 백서’ 발간을 기념해 열렸다.
이번 백서에는 총 70개의 건의사항이 담겼다. 이 중 20건은 작년에 이미 제안했던 내용들이다. 18건은 이미 수용됐거나 일부 수용됐지만 보다 완결성이 필요해 후속으로 제안했다.
스테판 언스트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총장은 “그만큼 간절한 염원이 담겼다”며 “한국 정부 측이 세심하게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건의 성격별로 분류하면 70건 중 규제개선 관련 내용이 35건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이날 주한유럽상의 측은 우리나라 기업 현장에 적용된 규제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필립 반 후프 주한유럽상의 회장은 국회가 2차 상법 개정 추진을 보도한 8월 18일자 코리아헤럴드 1면 기사를 들어보이며 한국의 과잉 규제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사의 신의성실의무 문제를 형사처벌로 규율하는 것은 과도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경영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1차 상법 개정안은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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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유럽 기업들의 건의사항을 담은 ‘2025년도 ECCK 백서’ 내용을 발표했다. 김현일 기자 |
필립 반 후프 회장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우려를 표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노조 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청 노동자도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할 수 있게 돼 기업들이 경계하고 있다.
그는 “사용자의 개념이 넓어져 원청 기업은 협력사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도 대응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고 말했다.
주한유럽상의는 이미 건의한 내용들의 처리가 수년째 지연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김홍중 주한유럽상의 승용차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건의한 내용 중 진전이 없는 2건이 이번에 다시 포함됐다”며 자동차 신기술 특례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현재 국내 자동차 안전 기준에 없는 신기술이 적용된 차량은 국토교통부로부터 특례로 인정받아야 출시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특례 인정절차 자체가 없어 신제품 출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한-유럽연합 간 자유무역협정(FTA)은 신기술을 포함했다는 이유로 제품 출시를 방해하거나 지나치게 지체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며 “국토교통부가 올해 중으로 개선하겠다고 회신해왔으나 아직까지 구체적 진전이 없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연간 판매한 차량의 대당 평균 배출량이 환경부 기준을 초과할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고 규정한 대기환경보전법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경기 상황이나 소비자 수요에 따라 평균 배출량 기준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며 “형사처벌을 행정제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이밖에도 주한유럽상의는 이번 백서에 항공 및 방위, 에너지 및 환경, 식품, 헬스케어, 주류 등의 분야에 걸쳐 기업 규제 개선이 필요한 내용을 담았다.
필립 반 후프 회장은 “한국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려면 예측 가능한 규제 환경과 공정한 경쟁 여건은 필수”라며 “이번 백서가 단순히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무역관계 발전을 위해 추석을 앞두고 드리는 선물이자 기회로 받아들여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