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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와일딩 선언 김산하 지음 사이언스북스 |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인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1960년대 큰 어려움을 겪었다. 급격히 늘어난 엘크들이 식물, 묘목 등을 먹어 치우면서 사시나무·미루나무·버드나무 군락이 황폐해졌고, 이 근처에 살던 중소 동물, 조류 등도 사라졌다. 미 정부는 옐로스톤의 생태를 보호하기 위해 엘크를 사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옐로스톤의 무너진 생태 환경의 복원은 늑대의 활약이 있어 가능했다. 늑대는 사람에게 위해를 가한다는 이유로 20세기 초 대거 사냥됐지만, 사라진 지 70년이 지난 1995년 이곳에 다시 돌아와 엘크와 기타 먹이 동물을 죽이거나 분산시켰다. 덕분에 나무 군락이 살아나며 근처에 살던 초식동물들과 새들이 돌아왔고, 심지어 늑대와 상관이 없는 수변 생태계의 비버까지도 복귀시키는 역할을 했다.
옐로스톤의 늑대는 최근 환경운동 트렌드로 주목받는 ‘리와일딩(rewilding)’의 대표적인 사례다. 리와일딩이란 자연이 온전히 회복되기 위해선 훼손된 생태복원만으로는 부족하고, 아예 ‘야생’으로 돌아가야 가능하다는, 새로운 자연 보전 패러다임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야생 영장류학자이자 생명다양성재단 대표인 저자는 ‘리와일딩 선언’을 통해 리와일딩 운동이 한국에 상륙했으며 우리도 이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한다.
‘리와일딩’이란 개념은 미국의 자연보전운동가인 데이브 포먼이 처음 고안했다. 그는 ‘와일드 어스’라는 잡지에 훼손된 자연에 대해 ‘생태적 복원’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야생 복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보전생물학자인 리드 노스도 같은 잡지에 리와일딩을 위해서는 ▷핵심지(Core) ▷통로(Corridor) ▷포식자(Carnivore), 3C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체계화했다. 옐로스톤을 예로 들면 엘크가 훼손시킨 사시나무 군락지(핵심지)를 연결(통로)하고, 사라진 포식자(늑대)를 투입한 후 시간을 주면 자연이 알아서 생태계의 균형을 맞추며 되살아난다는 것이다.
리와일딩은 ‘야생’이라는 개념을 단순히 ‘거칠고 위험한 두렵고 나쁜 힘’이 아니라 ‘생태계의 모든 일원이 조화롭게 균형을 잡아주는 놀라운 힘’으로, 그 의미를 전복한다.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이 더는 포악한 짐승의 무기가 아니라 생태적 질서를 유지하고 생명의 다양성을 수호하는 정의로운 통치의 상징으로 해석해 포식자의 존재와 행위 자체를 재조명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아직도 생태복원 개념의 환경운동이 대세이다 보니 이렇다 할 사례를 찾긴 어렵다. 다만 70여년간 인간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한 비무장지대(DMZ)는 리와일딩 관점에서 무척 흥미로운 곳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신소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