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조직개편안 전격 철회
개편으로 ‘옥상옥’ 지배 구조 해소
금융위·금감원 안도, 금융권 환영
긴급회의 열고 소비자보호정책 점검
개편으로 ‘옥상옥’ 지배 구조 해소
금융위·금감원 안도, 금융권 환영
긴급회의 열고 소비자보호정책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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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지난 25일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을 철회하면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현행 체제를 그대로 이어가게 됐다. 지난 25일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에서 직원이 사무실을 오가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정부·대통령실의 금융당국 조직개편안 철회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현행 체제를 유지하게 되면서 금융권을 옥죄던, 이른바 ‘옥상옥상옥’ 우려는 해소됐다. 금융위와 금감원도 조직 해체·분리 위기에서 벗어나며 한시름 놓은 분위기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생산적 금융 전환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두 축으로 하는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문제는 여전히 남은 불씨로 손꼽힌다. 당정대가 전면 백지화를 못 박지 않은 만큼 추후 재추진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정대는 전날 긴급회의를 열고 당초 정부조직 개편안의 하나로 추진한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안’을 철회했다.
당초 민주당은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고 금융위를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는 방안 등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금감위 설치법을 비롯해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은행법 등 연계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 방침이었다. 금융감독을 둘로 쪼개고 소비자보호 기능을 별도 기구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이 무산되면서 금융권은 다층적 감독 체계에 대한 우려를 한시름 덜게 됐다.
조직개편안이 예정대로 시행됐다면 기존 금융위·금감원 이원 체계에서 재경부·금감위·금감원·금융소비자보호원 등 네 갈래로 금융당국이 나뉘게 돼, 정책 일관성 저하와 현장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징계 권한 강화, 공표 명령 신설 등으로 금융회사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컸다.
재정적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당초 신설 금소원의 예산은 금감원 분담금과 마찬가지로 금융권이 내는 감독 분담금으로 충당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금융권 전체 감독 분담금이 3308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조직 개편이 시행됐다면 최소 1000억원 이상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이중, 삼중의 감독 체계가 만들어져 규제 부담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였는데 원위치가 돼 다행”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다만 금감원 내에서는 ‘아직 절반의 승리’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공공기관 지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은 분위기다. 공공기관 지정은 정부조직법 등에 근거하지 않고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결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직 논의가 중단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금융위 통제에 더해 재경부 평가까지 더해지며 독립성이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금감원 내에서는 현행 금융감독체계가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것을 직원들이 직접 증명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당정대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방안은 별도로 추진한다”고 밝힌 만큼 이와 관련한 내부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는 공감대가 두텁다.
금감원은 전날 오후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금융당국 조직개편 철회와 관련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금감원의 시행 중인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 전반을 검토하고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자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 체제 개편 논의가 완전히 폐기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전날 금융당국 조직개편안 철회를 발표하며 “필요하다면 추후 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국회 정무위원장 교체 등 향후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라 다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통상 조직개편은 정부 출범 초기에 높은 지지도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이에 일정 기간을 두고 금융조직 개편이 재추진되더라도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논란도 재점화될 것이란 전망이 따른다.
김은희·박성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