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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탄소감축이행 지연시 2050년 수출입은행 자기자본비율 8%대로 하락”…기후 스트레스테스트 보고서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 분석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탄소 감축 이행이 지연될 경우 2050년 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8%대로 떨어지는 등 재정건전성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태풍이나 홍수 등 기후재난으로 인한 피해액이 늘어나고 탄소 가격이 급등하면 수출입은행이 제공한 공적금융을 회수하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수출입은행은 대출 및 투자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기후대응 책임을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6일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실이 제출받은 한국수출입은행의 ‘기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보고서’(2024년 9월 기준)에 따르면 탄소감축 전환을 곧장 시작하지 않고 2030년부터 지연 이행할 경우, 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8.8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2023년보다 자기자본비율이 5.62%P(포인트)가량 감소한 수치다. 위험가중자산도 2050년 160조원(최대 187조원)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란 기후변화로 인한 잠재적 재무영향을 분석하는 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 수단 중 하나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은 2022년 말 제정된 기후리스크 관리 지침에 따라 2023년부터 연 1회 기후변화가 금융기관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하고 있다.

즉 탄소감축 이행을 지지부진하게 미뤘다가는 수출입은행 자본건전성이 유례없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과거 2016년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이뤄졌던 때 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10% 이하로 떨어졌던 적이 있다. 당시에도 6월말 9.68%로 저점을 찍은 후 2017년 말 12.9%대로 회복했고, 2018년 이후로는 14% 안팎의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자기자본비율이란 금융기관의 대출·투자 등 회수 가능성이 불확실한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국제결제은행(BIS)이 정한 대표적인 자산건전성 지표로 꼽힌다.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면 손실에 대비할 여력이 떨어져 당국은 자기자본비율을 10~13% 수준을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반면 지금부터 탄소감축 이행을 시작,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경우 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11.6% 수준으로 예측됐다. 현재보다는 자본건전성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긴 하지만 위험하지 않은 수준까지는 방어할 수 있는 것이다.

소방공무원들이 지난 2022년 9월 11일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입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탄소감축 속도에 따라 수출입은행의 자본건전성이 영향을 받는 건, 기후변화에 따라 수출입은행의 대출·투자를 받은 기업들의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 커져서다. 가령 지난 2022년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고로 3기가 49년 만에 처음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이로 인한 피해는 2조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탄소감축 이행에 늦게 뛰어들 경우 비용이 오히려 증가한다는 점도 있다. 국제 사회에서 앞다퉈 탄소감축에 뛰어들면 탄소를 배출하는 데 치러야 할 사회·경제적 비용인 탄소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수출입은행이 공시자료 등을 활용해 탄소배출량과 탄소가격을 곱한 ‘미래 탄소비용’과 기대수익률, 부도율 등을 계산했다. 수출입은행은 보고서에서 “2030년 이후 탄소비용은 탄소감축 이행 지연 시 따른 질서있는 감축으로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경우보다 2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출입은행을 비롯한 국내 공적금융 기관은 탄소 감축 이행에 나서기는커녕 여전히 탄소 다배출 업종에 대출·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최근 발간한 ‘2024화석연료금융 백서’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총 자산 129조223억원(2024년 6월 기준) 중 25조4276억원을 화석연료 분야에 투자했다. 총 자산 대비 화석연료 투자 비중이 19.7%로 국민연금기금(3.0%), KDB산업은행(8.0%)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수출입은행은 이같은 대출·투자에서 비롯되는 탄소배출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10월까지로 예정된 관련 용역 시한을 11월 중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차규근 의원은 “기후위기가 현실화 될 경우 금융부문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고 설명하고 “공적 금융기관이 선도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현재는 매우 안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