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 유엔 연설·유엔 사무총장 면담
“우리 존중하는 나라들과 교류”…북미대화 연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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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이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연설을 위해 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다. [REUTERS]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7년 만에 유엔총회에 고위급 대표를 파견한 북한은 핵보유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국제무대에서 입지 확대에 나섰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우리에게 비핵화를 하라는 것은 곧 주권을 포기하고 생존권을 포기하며 헌법을 어기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우리는 핵을 절대로 내려놓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이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상은 “본회의 시작 며칠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동맹세력은 핵전쟁 연습 선동을 자행하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켰다”며 핵보유가 한미일에 맞선 자위권 차원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미국과 동맹국들의 가중되는 침략 위협에 정비례하게 우리 국가의 물리적 전쟁 억제력이 강화됐기에 적국들의 전쟁 도발 의지가 철저히 억제되고 조선반도 지역에서 힘의 균형이 보장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핵 과학자·기술자들과 만나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힘에 의한 평화유지, 안전보장 논리는 우리의 절대불변한 입장”이라며 핵보유 의지를 재천명한 것과 판박이 논리다.
아울러 김 부상은 같은 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을 갖는 등 분주한 외교행보를 펼쳤다.
유엔본부에 따르면 김 부상은 이날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 뒤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약식 면담을 가졌다.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실은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김 부상이 유엔과 북한 간 협력 강화를 위해 한반도 및 주변 지역 상황을 논의했다”고 짤막하게 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북한 고위급 인사를 만난 것은 지난 2018년 9월 당시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했던 리용호 외무상 이후 7년여 만이다.
북한이 7년 만에 유엔총회에 고위급 대표를 파견하자 면담에 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2014∼2015년엔 리수용 당시 외무상, 2016∼2018년엔 리용호 당시 외무상을 유엔총회에 보냈지만 북미 ‘하노이 노딜’ 이후인 2019년부터 작년까진 본국에서 따로 대표를 파견하지 않고 김성 주유엔북한대사가 연설하는 식으로 대처했다.
김 부상은 구테흐스 사무총장 면담에 앞선 연설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개막연설에 유의하면서 개별적인 국가가 단독으로 문제를 처리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유일한 연단인 유엔의 역할을 강화하며 21세기 요구에 맞게 유엔을 개혁할 것을 주장한 데 대해 평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김 부상은 연설에서 ‘사상과 제도가 다른 국가’와의 대화를 언급해 주목된다.
그는 “자주, 평화, 친선은 북한의 변함없는 대외정책적 이념”이라며 “지난 시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침략과 간섭, 지배와 예속을 반대하고 자주와 정의를 지향하는 모든 나라, 민족들과 사상과 제도의 차이에 관계없이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를 존중하고 우호적으로 대하는 나라들과의 다방면적인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대화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뒤따른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통해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를 포기한다면 만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