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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기록’ 세운 국힘, 더 세질까…필리버스터 2차전 검토 [이런정치]

박수민 17시간12분-김은혜 13시간49분
巨與 발 묶고 기록 경신…“소기의 성과”
10월2일 비쟁점법안 처리 본회의 가능성
당내선 “황금시간대로” “참여 늘려야”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수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위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13시간 넘게 이어가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4박 5일간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을 마친 국민의힘이 이르면 다음 달 2일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다시 돌입할 전망이다. 다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70여개에 달하는 비쟁점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추가 본회의 개의를 요구하면서다. 필리버스터 2차전을 앞둔 국민의힘 내에서는 보다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10월2일 추가 본회의를 열어 비쟁점법안으로 분류한 70개 안팎의 법안을 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필리버스터를 통해 거대여당의 발을 묶겠다는 전략으로, 양당은 상정되는 법안의 내용과 개수를 두고 치열한 물밑 수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전날 정책의원총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은 만나 “우리 의원들이 (비쟁점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해야 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와서 지도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에선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이어간 필리버스터가 “소기의 성과는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반대 토론자 중 박수민 의원이 17시간12분 동안 발언하는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직전 최장 기록 역시 박 의원이 지난해 8월 민생회복지원금 반대 토론에서 세웠던 15시간50분이다. 국회 증인·감정법 개정안 반대 토론자 중에서는 김은혜 의원이 13시간49분 동안 발언하며 여성 의원으로선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이 주도한 국회 증인·감정법 개정안이 내부 이견으로 두 차례나 수정되며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토론 종결 표결을 위해) 국회를 벗어나지 못하는 민주당의 불만이 크다더라”며 “적은 의석을 가지고도 이만큼 싸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

추가로 진행될 필리버스터에서 대여 투쟁 수위를 한층 더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재선 의원은 “할 거라면 제대로 해야 한다”며 “우리 의원들의 발언 시간을 조정해 법안 표결 시점을 늦은 오후가 아닌,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황금시간대’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권의 초선 의원은 “필리버스터가 진행될 때 본회의장에 우리 의원들이 너무 없다”며 “2교대든, 3교대든 정해서 많은 의원들이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전날 본회의에 기습 상정하면서 필리버스터를 하지 못한 채 통과된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에 대한 대응을 놓고도 “찬성 토론이라도 해야 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왔다.

해당 법안과 관련해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국회 증감법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종결된 후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석하지 않아서 본회의장에 없었다”며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국민의힘이 부재한 상황을 이용해서 본회의에서 일방적으로 의사일정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