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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카리브해 연안 15개국으로 구성된 카리브공동체(CARICOM, 카리콤)와 새로운 농업기술 협력의 장을 열었다. 지난달 18일, 카리콤 사무국이 있는 트리니다드토바고의 수도 포트오브스페인에서는 우리나라와 카리콤 회원국 대표들이 함께한 가운데 ‘한-카리브 농업 연구혁신 플랫폼(KoCARIP)’ 출범식을 개최했다.
올해는 한국과 트리니다드토바고 수교 40주년이 되는 해로, 이번 출범은 양국 관계의 상징성을 더했다. 카리콤은 소규모 도서 국가 연합체이지만, 산유국인 트리니다드토바고와 가이아나가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다른 회원국들도 천연자원이 풍부해 이를 기반으로 한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 공동체이다.
이번 KoCARIP 출범은 지구 반대편 국가들과의 연대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카리브 지역은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하고, 농업 기반이 협소해 식량안보와 영양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 그럼에도 풍부한 보유 자원을 기반으로 기술 도입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과거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주곡 자급과 연중 채소 생산 기반을 구축한 우리나라의 경험과 맞닿는 지점이다.
트리니다드토바고의 라비 라티람(Ravi Ratiram) 농수산국토부 장관은 환영사에서 “카리콤은 매년 60억 달러 이상의 식량을 수입하고 있으며, 곡물뿐 아니라 채소 공급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식량농업기구(FAO)와 협력한 시범 온실 설치·확대 계획을 소개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스마트팜과 토양 관리, 소형 농기계, 수확 후 관리 기술 등 첨단 농업기술이 카리브 연안국들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실증되어 파급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농촌진흥청은 KoCARIP을 중심으로 카리콤 사무국과 회원국, 카리브농업개발연구소(CARDI)와 협력해 기후변화 대응, 식량안보 강화, 농업 생산성 향상 등 공동 과제 해결에 나설 계획이다. 출범식에 참석한 다수의 장차관급 인사들도 한국의 첨단 농업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이는 기술 교류를 넘어 수출 연계와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나아가 연구자 교류, 현지 맞춤형 기술 실증, 농업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 다층적 협력도 기대된다. 이는 카리브 지역의 농업 역량 강화는 물론, 한국 농업기술의 국제적 신뢰도 향상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농업을 매개로 문화·인적 교류를 확대해 상호 이해와 협력 기반도 두터워질 전망이다.
오늘날 기후 위기와 식량안보는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가 직면한 인류 공동의 과제이다. 그런 점에서 KoCARIP 출범은 한국 농업 협의 지평을 넓히고 국제사회와 함께 해법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그간 축적한 국제농업 연구 협력 역량을 기반으로 카리브 지역 개발도상국과의 지리적·전략적 협력을 확장한 것은 기후 위기와 식량안보라는 전 지구적 과제 해결에 이바지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다.
끝으로, 이번 행사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신 주트리니다드토바고 대한민국 대사관에 깊이 감사드린다. 특히, 축사부터 환송까지 배려해 주신 권세중 대사님과 직원분들의 따뜻한 환대는 이번 협력의 의미를 한층 더 빛나게 했다.
서효원 농촌진흥청 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