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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밭에서 감 딴 고령 노인에게 1시간 수갑 채운 경찰, 인권위 “인권침해”

아들이 인권위에 진정 제기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123rf]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도망갈 우려가 없는 고령의 피의자를 조사하며 장시간 수갑을 채운 건 인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한 지역 경찰서장에게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수갑 사용과 관련한 직무교육을 하도록 권고했다고 2일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어머니가 절도 혐의로 체포됐을 당시 경찰이 장시간 수갑을 채워 지나친 조사를 했다’는 진정을 접수했다.

60대 후반인 A씨는 지인의 감나무밭에서 감을 따도 좋다는 말에 다른 사람의 감나무밭을 지인의 것으로 오인해 감을 따다 절도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체포 당시 담당 경찰관은 A씨에게 수갑을 채우지 않다가 파출소로 이동한 뒤 수갑을 채웠다.

이에 A씨의 아들은 ‘고령이고 도주 위험이 없는 어머니에게 장시간 수갑을 채운 것은 지나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담당 경찰관은 당시 체포된 피의자의 도주 사건이 빈발해 수갑 등 경찰 장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라는 지침이 하달됐고 관내에서도 단감 절도 사건이 잦아 체포된 피의자 관리를 신중히 해야 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인권위 측에 “2시간 정도 진행된 조사 중 A씨가 고령인 점을 고려해 한쪽 손목에만 수갑을 채우고, 전화 통화와 식수를 제공하고, 화장실 이용에 불편함이 없게 배려했다”며 “약 1시간 20분 뒤 수갑을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A씨가 고령이고 현장에서 도주하거나 폭력성을 보이지 않았는데도 수갑을 장시간 채운 것은 범죄수사규칙과 수갑 등 사용 지침이 정한 원칙에 반한다며 헌법상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경찰관서 내에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수갑, 포승 등 장구는 해제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자살·자해·도주·폭행의 현저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장구를)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