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위수령-강제징집, 첫 국가 사과 판결
“50년 넘게 지속된 피해에 큰 위로가 되길”
“50년 넘게 지속된 피해에 큰 위로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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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박정희 정부 시절 강제 징집된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사과 필요성과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부장 남인수)는 2일 김재홍 전 의원 등 1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30억9000만원 손해배상 소송 1심 선고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원고들은 1971년 반독재 민주화 학생운동 중 박정희 대통령의 위수령 선포로 영장 없이 체포·구금돼, 고문을 당하고 학사 제명된 뒤 군에 강제 징집된 피해자들이다. 당시 위수령 선포로 전국 대학에서 1800여명의 학생이 강제 연행됐고, 이중 학생 간부 167명은 영장 없이 구금되고 고문을 당한 뒤 제명되거나 강제징집됐다. 원고 중 한 명인 김 전 의원은 당시 서울대 문리대 대의원회 의장이자 학생지하신문 ‘의단’의 발행인이었다.
앞서 진실화해위원회(진화위)는 이들에 대해 국가가 사과해야 한다고 권고했고, 법원은 이날 이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중대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진화위’의 진실규명은 기록 검토 결과 타당하다”며 “이러한 국가 불법 행위는 위법하며, 공무집행에 관여한 공무원의 고의 과실이 인정되고, 원고들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화위가 국가와 불법행위에 관여한 각 국가기관들이 중대한 인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결정했으나 이같은 조치가 취해졌는지 확인된 바 없다”며 “국가공무원인 이 사건의 담당 판사로서 국가폭력 피해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들의 제출한 탄원서 내용 중 ‘55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보아도 당시 저희의 판단과 행동은 대한민국의 민주 헌정을 수호하기 위해 정당한 것이었다고 자부한다’, ‘강제징집 피해자들의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정신적 트라우마에 대해 그 상처를 최대한 치유하고 위로가 될 수 있도록 국가가 공식 사과하고 합당한 배상에 나서야 한다’ 등 부분을 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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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부장 남인수)는 2일 김재홍 전 의원 등 1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30억9000만원 손해배상 소송 1심 선고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사진은 판결 후 원고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왼쪽부터 이원섭 전 한겨레 논설실장,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전 방송통신위 부위원장), 이광호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유영표 (사)긴급조치사람들 이사장, 임춘식 한낭대 명예교수. [김재홍 전 의원 제공] |
원고들은 앞서 연서명으로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 “강제징집 피해자들의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정신적 트라우마에 대해 그 상처를 최대한 치유하고 위로가 될 수 있도록 국가가 공식 사과하고 합당한 배상에 나서야 한다”며 “여기서 얻는 국민의 자존감이야말로 진정한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과거 독재정권이 저지른 야만적 국가폭력에 대해 부디 엄중한 판결을 내려 대한민국의 미래에 다시는 그런 야만적 악행이 재발하지 못하도록 역사에 교훈을 남겨야 할 것”이라며 “그것만이 민주화에 성공한 선진 대한민국이 실질적 국가 위상과 역사 정의를 확립하는 길”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