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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차력쇼’는 이런 것…‘고도’에 웃고, ‘프리마 파시’에 울고 [연휴에 뭐할까]

황금연휴에 놓치지 말아야 할 연극 3편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파크컴퍼니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볼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연극은 ‘소외 장르’가 확실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볼만한 연극은 확실히 늘었다가 뮤지컬처럼 물량 공세를 퍼붓는 화려함은 없는 게 사실. 대신 이 안엔 오래 끓인 곰탕 같은 깊은 맛이 있다. 여유의 틈이 커진 황금연휴에 볼만한 연극 세 편이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11월 16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당시의 고도’를 묻는 바로 그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한 연극이다.

허름하고 낡은 분장실. 주연 배우들이 혹여라도 자리를 비우면 그 역할에 투입되는 언더스터디 배우 두 명이 있다. 두 배우는 몇 날 며칠 지루함 속에 무대에 오를 날만을 기다린다. 삶의 부조리를 이야기했던 ‘고도를 기다리며’의 오마주 버전인 만큼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배우들의 기다림을 끝도 없이 오가는 질문으로 풀어낸다. 그 안에 예술과 인생이 있다. 불확실한 기다림이 결국 우리의 날들이라는 진실이 어리석고 무의미해 보이는 대화 속에서 의미를 건져낸다. 배우 박근형과 김병철, 이상윤, 최민호(샤이니)가 출연한다.

연극 ‘아마데우스’ [라이브러리컴퍼니 제공]

연극 ‘아마데우스’ (11월 23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난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보고 있다.”

음악사를 뒤흔든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와 당대 최고의 음악가였던 살리에리의 치밀한 심리 묘사극. 연극은 피터 셰퍼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무대는 18세기 빈에 살던 음악가들의 삶 속으로 향한다. 시골 마을 출신의 가난한 음악가에서 피나는 노력으로 당대 최고인 궁정 음악가 자리에 오른 살리에리가 반짝이는 재능을 가진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를 만나며 좌절하고 절규하는 모습은 평범한 누구나의 자화상처럼 다가온다. 살리에리와 모차르트의 ‘불멸의 명곡’에 창작곡까지 30개가 흐르는 무대도 관전 포인트다. 살리에리 역에는 박호산·권율·김재욱·문유강이, 모차르트 역은 김준영·최정우·연준석이 맡았다.

연극 ‘프리마 파시’ 한 장면 [쇼노트 제공]

연극 ‘프리마 파시’ (11월 2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3관)

‘표면상의 진실’이라는 뜻의 ‘프리마파시’.

흙수저였던 젊은 여성 변호사 테사. ‘승소’를 위해서라면 정의와 진실보다 법의 맹점을 활용해 ‘법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사람이다. 승률 높은 변호사답게 자신만만하면서도 ‘개천에서 난 용’ 앞에 찾아오는 매일매일의 성취에 도취한 사람이다. 여기가 1막까지의 이야기. 2막에서 테사의 삶은 그를 피해자의 자리로 돌려놓는다. 하루아침에 성폭행 피해자가 된 테사가 법정에서 진실을 증명하려는 782일간의 고군분투.

연극은 인권 변호사 출신의 극작가 수지 밀러의 작품이다. 2019년 호주 초연 이후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를 뒤흔든 1인극이다. 휘몰아치듯 쏟아지는 무대 위 대사, 원맨쇼에 가까운 배우들의 호연, 가혹한 법 시스템의 허점과 체제의 맹점을 포착해내는 작품이다. 무대는 관객과 함께 울고 웃고 분노한다. 배우 김신록 이자람 차지연이 만들어가는 각기 다른 색깔의 무대가 보는 맛이 쏠쏠하다.